생분해

생분해

[ Biodegradation ]

유기물질이 생물에 의하여 분해되는 것을 생분해(biodegradation)라고 한다. 자연정화는 환경에 방출된 오염물질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제거되는 과정인데, 이 과정에는 생물에 의하여 오염물질이 분해되는 생분해가 동반되며, 생분해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대표적인 생물이 세균,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이다. 생분해과정을 통해 제거되는 대표적인 오염물질로는 원유나 정제 유류, 농약, 벤젠이나 톨루엔과 같은 유기용매, 염료, TNT와 같은 폭발물, 나프탈렌과 같은 다환성 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오염물질의 종류가 많다. 자연으로 방출되거나 자연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물질 중 분해가 어려운 물질을 난분해성물질(recalcitrant)이라고 하며, 난분해성 물질 중 인간에 의해 합성된 물질을 제노바이오틱스(xenobiotics)라고 한다. 특히, 난분해성 물질의 생분해과정에 관여하는 미생물은 환경산업에서 지속적으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유류를 분해하는 세균인 슈도모나스 태아넨시스(Pseudomonas taeanensis) (출처: 강형일/순천대학교 )

목차

생분해와 오염물질

생분해의 기본원리는 미생물이 오염물질을 영양분으로 사용하여 에너지를 획득하는 과정으로, 원래 오염물질은 여러 단계를 거쳐 완전히 분해되어 없어지고 최종산물로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성되지만(무기물화 또는 광물화, mineralization) 부분분해만 일어날 수도 있다. 생물학적환경복원(Bioremediation)은 생분해 과정을 통해 나타난 결과로서, 분해능이 우수한 미생물들이 사용된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환경으로 방출하는 오염물질 중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건강한 생태계를 파괴하는 물질들로 대부분 난분해성 물질(recalcitrant)이다.

난분해성 물질로 가장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연구되어 온 종류는 방향족화합물(aromatic hydrocarbons)이다.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 에틸벤젠(ethylbenzene), 자일렌(xylene)은 유기용매로서 오랫동안 가정이나 산업용으로 흔히 사용되어 왔으며, 통칭하여 BTEX라고 부른다. BTEX는 벤젠 고리(ring)가 하나인 물질로서 단환성 방향족 탄화수소(monocyclic aromatic hydrocarbons)라고불린다. BTEX는 강, 호수, 해양으로 방출되어 돌연변이나 암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물질로서 많은 연구를 통하여 미생물에 의한 생분해 과정이 가장 잘 알려져있는 물질이다. 또한 BTEX는 새로 지은 건물의 가구 등에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새집증후군'을 유발시키는 원인물질이기도 하다.

두 개 이상의 벤젠 고리를 가진 나프탈렌(naphthalene), 안트라센(anthracene), 페난쓰렌(phenanthrene), 피렌(pyrene), 벤조피렌(benzopyrene) 등은 BTEX에 비해 오랫동안 환경에 머물면서 돌연변이를 유발시키거나 체내 대사과정에서 암을 유발시키는 특성을 가진 난분해성 물질로서, 다환성 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라고 불린다.

해양오염의 주요 원인 물질인 원유를 비롯한 유류는 수 많은 종류의 방향족화합물과 지방족화합물(aliphatic hydrocarbons)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지방족 화합물 중 가장 흔한 종류는 선형의 포화 탄화수소인 알칸화합물이며 탄소와 수소로만 연결되어 있는 물질로 그 길이에 따라 화합물의 명칭이 달라진다.

좌: 미생물에 의한 오염물질의 분해 원리 / 우: 대표적 방향족 및 지방족 화합물 화학구조식 (제작: 강형일/순천대)

미생물에 의한 생분해 경로의 다양성

특정 오염물질의 생분해 과정은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호기성 혹은 혐기성과 같은 환경적 조건에 따라 미생물의 분해경로가 달라지기도 한다. 오염물질의 생분해는 여러 단계를 거쳐서 이루어지는데, 이 분해 경로를 대사경로라고 부른다. 아래 그림은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톨루엔의 분해 경로가 매우 다양함을 보여주는 예이다.

오염물질 중 방향족 화합물의 분해 경로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이들 물질의 분해 시 중간 대사산물로 프로토카티큐에이트(protocatechuate) 또는 카테콜(catechol)을 생성하는데, 이 두 물질은 다시 분해되어 베타-케토아디프산(β-ketoadipate) 경로를 거쳐 TCA회로로 들어가는 단계를 거친다.  따라서 대사 경로는 크게 상위경로(upper pathway)와 하위경로(lower pathway)로 나뉘어지는데, 특정 오염물질인 방향족화합물이 분해되어 프로토카티큐에이트(protocatechuate) 또는 카테콜(catechol)까지의 단계에 이르는 경로를 상위경로, 프로토카티큐에이트(protocatechuate) 또는 카테콜(catechol)로부터 물과 이산화탄소를 형성할 때 까지 계속해서 분해가 이루어지는 단계를 하위경로라고 한다.

호기적 조건에서 미생물 Burkholderia cepacia JS150에 의한 단환성 방향족화합물 톨루엔 분해경로의 다양성 (제작: 강형일/순천대)

생분해율에 미치는 환경조건

생분해율은 생물에 의해 특정물질이 단위시간 당 분해되는 속도를 나타낸 것으로, 일반적으로 특정 오염물질의 생분해율은 사용한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며, 같은 미생물을 사용하더라도 환경조건에 따라 생분해율이 크게 달라진다. 생분해율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조건에는 온도, pH, 염도, 함수량, 이용가능한 전자수용체 등이 있다.

  • 온도는 생분해율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환경 조건이다. 예를 들어, 10~20℃에서 최적의 생장과 함께 높은 생분해율을 보이는 저온성 미생물의 경우, 37℃에서는 생장이 느려지거나 저해되어 생분해율이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생장 온도에 따라 저온성 미생물, 중온성 미생물, 고온성 미생물, 초고온성 미생물로 분류되는데, 적용할 대상 환경 조건에 따라 사용하는 미생물의 종류를 달리해야 한다.
  • pH에 따라서 호산성 미생물, 호중성 미생물, 호알칼리성 미생물로 분류하는데 대상 환경의 pH 조건에 따라 미생물을 선별 사용해야 한다.
  • 이외에도, 염도, 함수량, 전자수용체 또한 생분해율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오염된 환경에 미생물을 적용시킬 때 이러한 다양한 환경조건들을 모두 고려하여 생분해율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관련용어

다환성 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 난분해성물질(recalcitrant), 제노바이오틱스(xenobiotics), 생물학적환경복원(Bioremediation), 단환성 방향족 탄화수소(monocyclic aromatic hydrocarbons), 지방족 탄화수소(aliphatic hydrocarbons), 알칸화합물, 프로토카티큐에이트(protocatechuate), 카테콜(catechol), 상위경로(upper pathway), 하위경로(lower pathway)

집필

강형일/순천대학교  

감수

송홍규/강원대학교

참고문헌

  1. Kahng, H.Y., Malinverni, J.C., Majko, M.E., and Kukor, J.J. 2001. Genetic and functional analysis of the tbc operons for catabolism of alkyl- and chloroaromatic compounds in Burkholderia sp. strain JS150. Appl. Environ. Microbiol. 67, 4805-4816.
  2. Kim, S.I., Choi, J.S., and Kahng, H.Y. 2007. A proteomics strategy for the analysis of bacterial biodegradation pathways. OMICS 11, 280-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