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머 레이저

엑시머 레이저

[ excimer laser ]

반도체 미세가공, 라식 수술 등에 널리 이용되는 자외선의 엑시머 레이저는 1970년 당시 소련의 물리학자 바소프(Nikolai Basov, 1922-2001) 등이 처음으로 발명하였다.1) 이들은 전자빔을 이용하여 제논 이합체(Xe2)로부터 파장 172nm의 레이저 빛을 만들었다. 그 후 많은 개선을 거듭하여 여러 연구실에서 @@NAMATH_INLINE@@XeBr@@NAMATH_INLINE@@, @@NAMATH_INLINE@@XeCl@@NAMATH_INLINE@@ 같은 불활성-할로젠 기체를 이용한 레이저가 개발되었다. 일반적으로 엑시머 레이저는 높은 압력의 그러한 기체에 전기적 자극을 가하여 발진한다. 대부분 엑시머 레이저는 들뜬 이합체(excimer – excited dimer, @@NAMATH_INLINE@@{A_2}^*@@NAMATH_INLINE@@)보다는 들뜬 복합체(exciplex - excited complex, @@NAMATH_INLINE@@AB^*@@NAMATH_INLINE@@)를 이용한다. 따라서 들뜬 복합체를 이용하는 레이저를 엑시플렉스 레이저라고 불러야 하지만 이 경우에도 엑시머 레이저라고 부른다.

목차

작동 원리

그림 1. KrF 엑시머 레이저 작동 에너지 준위.()

그림 1의 @@NAMATH_INLINE@@KrF@@NAMATH_INLINE@@엑시머 레이저의 퍼텐셜 에너지의 특이한 점은 바닥 상태는 비결합 상태(unbound state)지만 들뜬 상태는 결합 상태(bound state)라는 점이다.2) 다시 말하면, 레이저 발진에 관계되는 두 에너지 준위 중 낮은 에너지 상태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엑시머 혹은 엑시플렉스를 형성하는 두 원자의 결합이 들뜬 상태에서만 존재하고 결합은 바닥 상태에서 없어져 두 원자는 분리된다. 들뜬 상태의 결합은 전자빔이나 마이크로파 방전(microwave discharge)를 통해 만들어진다. 들뜬 상태는 나노초 범위의 수명 시간 동안 안정하게 존재하지만, 바닥 상태는 지속하지 못하고 바로 분해한다.

따라서 들뜬 상태가 만들어지면 항상 입자수 역전이 일어난다. 이러한 입자수 역전은 다른 레이저와는 구별되는 방식이다. 들뜬 상태의 수명이 엑시머 레이저 펄스 지속 시간과 관련되어 수십 나노초의 펄스를 만든다. 방전으로 펌프질하는 레이저의 경우 펄스 레이저의 반복 속도는 보통 100Hz 정도이며, 간혹 수 kHz에 이를 수도 있다. 전자빔으로 펌프질하는 레이저는 10Hz인 경우도 있지만 몇 분에 한 번씩 발진하기도 한다.

엑시머 레이저 파장

엑시머 파장 (nm)
@@NAMATH_INLINE@@{Ar_2}@@NAMATH_INLINE@@ 126
@@NAMATH_INLINE@@{Kr_2}@@NAMATH_INLINE@@ 146
@@NAMATH_INLINE@@{Xe_2}@@NAMATH_INLINE@@ 172, 175
ArF 193
KrCl 222
KrF 248
XeBr 282
XeCl 308
XeF 351

응용

엑시머 레이저는 자외선 광원이 필요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으며, 자외선으로 펌프질이 필요한 레이저 광원으로도 사용된다. 또한 엑시머 레이저는 반도체 등 물질 가공과 안과 수술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되는데 이는 자외선 레이저 펄스의 특이한 성질 때문이다. 짧은 파장의 자외선은 그 에너지가 높고 긴 파장의 빛보다 작게 모을 수 있는데 이는 정밀한 가공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자외선은 가열 효과보다 광화학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가열로 인해 시료의 넓은 영역이 변화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특히 레이저 펄스는 이런 효과를 극대화하며,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하면 시료를 태워서 변형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세한 칼로 정밀하게 깎아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엑시머 레이저의 효용을 처음 확인한 연구는 1980년대 초반 IBM 연구소의 스리니바산(Rangaswamy Srinivasan, 1929-), 블럼(Samuel Blum, 1920-2013), 윈(James J. Wynne, 1943-)이 수행하였다. 이들은 토끼의 망막과 같은 생체 시료에 대해 엑시머 레이저의 효과를 관찰하였으며, 이 결과 레이저 눈 수술의 대명사인 라식3)과 같은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다. 엑시머 레이저는 안과뿐만 아니라 마른 버짐, 백반, 아토피성 피부염, 원형 탈모증 등의 피부 치료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림 2.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안과수술 장면. ()

이런 정교한 가공 능력 덕분에 엑시머 레이저는 미세전자 칩(microelectronic chip) 제작 기술인 고분해능 광전사법(photolithography)에 널리 사용된다.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트랜지스터 제작에 사용되는 이 기술은 소위 무어 법칙(Moore’s law)4)에 기여하였다. 1980년대까지는 반도체 산업에서 수은-제논 램프(Hg-Xe lamp)의 자외선 및 파란색빛(365, 405, 436nm)을 이용하였으며 그 후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하고 있다.

참고 내용

1. 바소프는 레이저와 메이저 (maser) 발명을 이끌어낸 양자 전자공학 (quantum electronics)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프로코로프 (Alexander Prokhorov, 1916-2002), 타운즈 (Charles Hard Townes, 1915-2015)와 함께 196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2. 일반적으로 분자의 바닥 상태는 결합 상태이고 들뜬 상태는 결합 상태이거나 비결합 상태이다.
3. LASIK, laser-assisted in situ keratomileusis - 각막 시술
4. 집적 회로 (IC)의 집적도가 2년마다 2배가 된다는 무어 (Gordon Moore)의 이름을 딴 법칙. 간혹 2년이 아니라 18개월이라는 말도 있었다. 1975년부터 2012년까지 이 법칙이 관찰되어 반도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여주었지만 그 후 기술력의 한계에 닿아 그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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