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독성

흥분독성

[ Excitotoxicity ]

흥분독성은 글루탐산(Glutamate) 등의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거나, 이들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수용체(Receptor)가 지나치게 많이 활성화되었을 때, 신경세포(Neuron)가 손상되거나 죽는 현상을 의미한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및 치매(Alzheimer's disease) 등의 퇴행성뇌질환(Neurodegenerative disease)에서 흥분독성 과정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차

흥분성 시냅스와 글루탐산 신경전달물질 및 수용체

신경세포 간의 신경전달 장소인 시냅스(Synapse)는 그 기능적 역할에 따라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와 억제성 시냅스(Inhibitory synapse)로 분류된다. 흥분성 시냅스에서는 시냅스전(Presynapse)으로부터 글루탐산 신경전달물질이 시냅스틈(Synaptic cleft)으로 방출되고, 시냅스틈의 글루탐산이 시냅스후(Postsynapse) 막에 존재하는 글루탐산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신경전달이 일어난다.

대표적 글루탐산 수용체로는 NMDA (N-methyl-D-aspartate) 수용체와 AMPA (α-amino-3-hydroxy-5-methyl-4-isoxazolepropionic acid) 수용체가 존재한다. 두 수용체 모두 글루탐산과 결합 시에 나트륨, 칼슘은 신경세포 안으로 들어오고, 칼륨은 신경세포 밖으로 나가는 이온통로로 기능한다. 다만, NMDA 수용체의 경우 평상시에 마그네슘, 아연 등의 이온이 이온통로에 결합하여 양이온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기 때문에, 글루탐산의 결합뿐 아니라, 신경세포의 탈분극(Depolarization)이 일어나 마그네슘과 아연이 떨어져 나온 후에 비로소 양이온의 통과가 가능해진다. NMDA 수용체를 통해 신경세포 안으로 들어온 칼슘은 다양한 세포신호에 영향을 미치며 시냅스 가소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AMPA 수용체는 매우 빠른 속도로 열리고 닫히는 특성을 갖는다. 시냅스후 막에 존재하는 AMPA 수용체의 수와 채널 전도도(Channel conductance)는 시냅스 신경전달의 강도(Strength)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이것의 변화는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의 핵심 기전 중 하나이다.

흥분독성의 기전

위와 같이 글루탐산 신경전달물질은 신경전달을 통한 뇌의 기능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이 분비될 경우 흥분독성을 유발한다. 예를 들어, 심장마비나 뇌졸증 등으로 인해 뇌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할 경우, 신경세포는 이온펌프(Ion pump)를 작동시키기위한 충분한 ATP 에너지를 생성하지 못하고, 이는 신경세포 내부의 칼슘 이온 양이 늘어나도록 한다. 신경세포 내부의 칼슘 이온은 시냅스전에서 글루탐산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촉진하고 따라서 시냅스에 지나치게 많은 글루탐산이 작용하게 된다. 글루탐산은 다시 시냅스후에 위치한 다양한 글루탐산 수용체에 작용하여 칼슘 및 나트륨 등의 이온이 막을 통과해 들어오도록 하며, 특히 NMDA 수용체를 통한 칼슘 이온의 유입이 흥분독성의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세포 내부로 들어온 칼슘 이온은 포스포리파아제(Phospholipase), 핵산내부가수분해효소(Endonuclease), 단백질가수분해효소(Protease) 등의 다양한 효소의 활성을 높이고, 이는 신경세포의 손상 및 죽음으로 이어진다.

그림 1. 흥분성 시냅스에서의 글루탐산 신경전달물질과 NMDA 수용체. 평상시에 NMDA 수용체의 활성화는 시냅스 가소성 조절 등 신경세포의 기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시냅스전에서 글루탐산이 지나치게 많이 방출되거나 NMDA 수용체가 지나치게 많이 활성화될 경우, 칼슘 이온 유입에 따른 세포신호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세포의 손상 및 죽음을 유도한다.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흥분독성과 근위축성측삭경화증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은 루게릭병(Lou Gehrig's disease)으로도 불리며, 운동 신경세포(Motor neuron)의 퇴화(Degeneration)에 따라 다양한 움직임(걷기, 말하기, 삼키기, 숨쉬기)에 관여하는 신경 및 근육의 활동이 점차 소실되는 질환이다. 운동 신경세포가 퇴화되는 기전으로 흥분독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냅스로 방출된 글루탐산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글루탐산 수송체(Glutamate transporter)에 문제가 있는 것이 보고되었다. 즉, 글루탐산이 시냅스전 내부로 재흡수되지 못하고 시냅스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기전에 근거하여 미국 식약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서는 글루탐산 방출을 억제하는 약물인 릴루졸(Riluzole)을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에 대한 최초의 치료제로 승인하였다.

관련용어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치매(Alzheimer's disease),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 NMDA (N-methyl-D-aspartate) 수용체, AMPA (α-amino-3-hydroxy-5-methyl-4-isoxazolepropionic acid) 수용체

참고문헌

1. Neuroscience : exploring the brain (Bear, Connors, Paradiso저, 4판, Wolters Klu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