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선

흉선

[ Thymus ]

흉선은 가슴의 중앙부에 위치하는 나비 모양의 신체 기관으로, 이 곳에서 T세포의 발생이 이루어진다. 이 기관은 포유류에서 출생 직후의 미완성된 적응성 면역 체계를 점진적으로 확립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면역 기관이다. 골수와 함께 1차 림프 기관으로 분류된다.

목차

해부학적 위치 및 구조

가슴의 중앙, 흉골의 뒤쪽, 심장의 위쪽에 위치한 신체 기관이다 (그림 1). 연분홍색 내지는 옅은 회색을 띠며, 좌엽과 우엽으로 나뉘어 나비 모양의 구조를 형성한다. 일반적으로 양 엽은 편평한 삼각형 모양으로 그 크기와 모양이 비대칭적이다. 사람의 경우 출생 직후 무게는 약 12-15 g으로, 길이는 약 5 cm, 너비는 약 4 cm, 두께는 약 6 mm이다. 출생 직후부터 사춘기 전까지 서서히 발육하여 사춘기 때 최대의 크기를 이루지만, 성인기로 접어듦에 따라 점차적으로 크기가 축소되며 지방 조직으로 대체된다. 조직학적으로, 겉부분을 구성하는 피질과 내부를 구성하는 수질로 구분되며 각 부위를 구성하는 세포가 달라 서로 다른 면역학적 반응이 일어난다.

그림1. 흉선의 위치 및 구조(출처:위키미디아,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iagram_showing_the_position_of_the_thymus_gland_CRUK_362.svg)

기능

흉선에서는 세포사멸이 진행 중인 림프구가 다량 발견되어, 초기에는 수명을 다한 림프구가 제거되는 기관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1961년 자크 밀러(Jacques Miller) 박사가 갓 태어난 쥐의 흉선을 수술적으로 제거했을 때, 림프구의 발생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고한 이후부터 흉선이 림프구의 발생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흉선에서는 T세포의 발생이 이루어지며, 전신 면역 시스템의 구성과 발달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골수와 함께 1차 림프 기관으로 분류된다.

흉선에서 발생하는 T세포(흉선세포)는 크게 두 가지 선택 작용을 거친다 (그림 2). 첫 번째는 양성선택으로, 흉선세포가 자기 몸의 주조직적합성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를 인식함으로써 생존 신호를 받아 살아남는 과정이다. 자기 몸의 주조직적합성복합체를 인식할 수 없는 T세포는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에, 기능적으로 유효한 흉선세포만을 선별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택 작용이다. 주로 흉선의 피질에서 흉선피질상피세포에 의해 양성선택이 이루어진다. 두 번째는 음성선택으로, 자기 몸에서 유래한 자기 항원에 반응성을 가지는 T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작용이다. 주로 흉선의 수질에서 음성선택이 일어나며, 자기 항원을 제시하는 흉선수질상피세포 및 흉선수지상세포와 강하게 결합하는 흉선세포의 경우 죽음의 신호를 받아 세포사멸한다. 이러한 음성선택 과정은 자가면역질환을 방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음성선택 과정까지 통과한 흉선세포는 도움 T세포나 세포독성 T세포로 분화하여 말초로 이동한다.

흉선은 크기 변화와 일치되게, 태어난 직후부터 사춘기 전까지 가장 활성이 높다. 이 시기에 인간의 면역 체계가 대부분 확립되며, 사춘기 이후부터는 점차적으로 크기와 기능이 쇠퇴한다. 하지만 흉선의 기능이 정지되는 것은 아니며, 흉선에서의 T세포 발생은 일생에 거쳐 이루어진다.

그림2. 흉선에서 이루어지는 양성선택과 음성선택 및 흉선세포의 발생 과정(출처:위키미디아,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2217_Differentiation_of_T_Cells_Within_the_Thymus.jpg)

관련 질환

디조지 증후군(DiGeorge syndrome)

이 질환은 22번 염색체의 일부가 결손되어 선천적으로 흉선이 없거나 미발달된 채로 태어나는 질환이다. 흉선에서 T세포가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심각한 면역결핍증이 초래되고, 감염에 매우 취약해진다. 이 외에도 선천적 심장 장애, 발달 지연, 학습장애 등이 동반된다. 면역 체계가 구축되기 시작하는 출생 직후에 정상 흉선을 이식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중증복합면역결핍증(severe combined immunodeficiency; SCID)

이 질환은 포유류의 적응성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T세포와 B세포가 둘 다 결핍되는 유전 질환이다. 주로 조혈모세포의 기능이 저하되어 T세포와 B세포의 전구체 형성에서부터 문제가 생겨 증상이 나타난다. 중증복합면역결핍증 환자의 경우 흉선에서 발생할 T세포 전구체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흉선의 크기가 작다. 출생 직후에는 모체로부터 유래한 항체를 통해 감염성 질환에 대응할 수 있지만, 항체가 소실되면서 점차 심각한 면역결핍 질환을 보이게 된다. 정상적으로 혈구 세포를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를 이식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제1형 다선성자가면역증후군(autoimmune polyglandular syndrome type I)

이 질환은 흉선에서 이루어지는 음성선택 과정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선천적/유전성 자가면역질환이다. 흉선의 수질에 존재하는 흉선수질상피세포는 AIRE (autoimmune regulator)라고 하는 전사 인자를 발현함으로써 다양한 자기 항원을 제시할 수 있다. 이렇게 제시된 자기 항원에 반응성을 보이는 T세포는 혈액으로 유입될 시 자기 조직에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흉선에서는 이러한 위험성을 지닌 T세포를 음성선택을 통해 제거한다. 하지만 AIRE 유전자가 결핍된 제1형 다선성자가면역증후군 환자의 경우, 위와 같은 T세포를 제거하지 못하게 되어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이 나타난다. 이러한 사례는 흉선이 T세포의 발생과 더불어 자가면역질환을 방지하는 데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흉선종(thymoma)

이는 흉선을 구성하는 상피세포의 과다 증식에 의해 나타나는 악성 종양이다. 흉선이 과하게 커져 있는 영상학적 소견이 관측되는 경우, 조직 생검을 통해 진단을 확정 짓는다. 수술적 요법으로 흉선을 절제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사람의 경우 사춘기 이전에 전반적인 면역 체계가 확립이 되어 있고, 그 이후부터 흉선은 부수적인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흉선 절제에 의한 부작용은 크지 않다. 흉선에 존재하는 흉선세포의 과다 증식에 따라 나타나는 흉선림프종과는 구분된다.

관련용어

T세포, 1차 림프 기관, 중증복합면역결핍증, 흉선종, 자가면역질환

참고문헌

Kuby Immunology (7th ed.) (2013)

Janeway’s Immunobiology (9th ed.)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