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플라즈마

[ Plasma ]

플라즈마란 기체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되어 전자와 양전하를 가진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를 말한다.


1928년 미국의 물리학자 어빙 랭뮈어(Irving Langmuir, 1881 ~ 1957)는 플라즈마를 i) 하전입자들의 밀도가 충분히 높아 집단적 행동(collective behavior)을 보이면서, ii) 이온화된 하전입자들의 무작위적인 열운동으로 인해 국소적으로는 전기적 중성 상태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는 중성인 준중성(quasi-neutrality)의 특성을 보이는 상태로 정의하였다. 보통의 물질은 온도가 변함에 따라 고체, 액체, 기체의 세 개의 상태로 존재하는데 각각의 상태가 바뀔 때 마다 그 물리적 특성이 크게 변화한다. 여기서 기체를 더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전자들은 더 이상 원자핵에 묶여있지 못하고 자유로운 상태가 된다. 이때 물질의 밀도가 충분히 높아 i)과 ii)의 특성을 만족하면 플라즈마 상태가 된다. 플라즈마의 물리적 특성은 다른 상태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므로 물질의 4번째 상태라고도 불린다.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의 99%가 플라즈마 상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형광등 내부나 네온사인과 같이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플라즈마는 크게 온도에 따라 저온 플라즈마와 고온 플라즈마로 나뉜다.

저온 플라즈마는 주로 글로우 방전(glow discharge)으로 얻어지는데, PDP(plasma display panel), 반도체 제조, 공기청정기, 형광등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아크 방전(ark discharge)으로도 저온 플라즈마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이 때 생성되는 플라즈마는 높은 열용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업 분야 등에서 열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고온 플라즈마의 예로는 태양을 들 수 있다. 태양은 고온의 플라즈마가 중력으로 묶여있는 형태의 천체이다. 태양 내부는 온도가 약 1500만 K(켈빈)인 초고온으로 가열된 플라즈마로, 주로 수소를 원료로 핵융합을 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으며, 태양에서 관측되는 플레어(flare)나 코로나(corona) 등의 현상들 또한 플라즈마 대기 활동에 의해 발생한다. 고온 플라즈마 또한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는데 핵융합로에서 발생하는 플라즈마가 그 예이다. 핵융합 에너지는 다양한 이유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핵융합을 위해서는 초고온의 플라즈마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플라즈마를 효과적으로 가두어 놓을 수 있는 장치가 바로 자기장을 이용한 토카막(tokamak) 장치이다. 하지만 고온의 플라즈마를 통제하는데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핵융합로의 상용화를 위해 세계 35개국(EU, 스위스, 영국,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한국, 인도)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국제핵융합실험로(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ITER)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2025년에 첫 플라즈마 관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림 1. 개기일식 때 관측되는 코로나 ()

최외각 전자가 높은 에너지를 받아 원자핵으로부터 분리되는 플라즈마 상태보다 더 높은 에너지를 가하면, 강입자를 구성하고 있는 쿼크들과 그 쿼크를 매개하는 글루온들이 이온화되어 플라즈마처럼 행동하는 쿼크-글루온 플라즈마(Quark-Gluon Plasma, QGP)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쿼크-글루온 플라즈마 상태는 빅뱅 직후와 같이 매우 높은 온도와 밀도의 환경에서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쿼크-글루온 플라즈마의 연구는 우주 초기의 상태의 특성을 밝혀내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쿼크-글루온 플라즈마를 인공적으로 생성해 연구하기 위해 고에너지 중이온 충돌과 같은 실험이 수행되고 있다. 중이온 충돌 실험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중이온 가속기는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에 있는 RHIC(Relativistic Heavy-Ion Collider)와 유럽 입자물리 연구소(Conseil Européen pour la Recherche Nucléaire, CERN)의 LHC(Large hadron collider)이다.

고에너지 중이온 충돌 실험에서는 납(Pb)이나 금(Au)같은 질량수가 큰 중이온들을 높은 에너지로 서로 충돌시켜 고온, 고밀도의 상태를 형성하고 이 때 나타나는 특성들을 연구한다. 그 결과 제트 소멸(jet quenching), @@NAMATH_INLINE@@J/\Psi@@NAMATH_INLINE@@ 감쇄(@@NAMATH_INLINE@@J/\Psi@@NAMATH_INLINE@@ suppression), 타원 흐름 계수(elliptic flow coefficient) 등의 데이터로부터 쿼크-글루온 플라즈마의 형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하고 이것이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완전유체(strongly interacting perfect fluid)의 성질을 띤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림 2. 쿼크-글루온 플라즈마 생성 도식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