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종 개념

종(species)은 우리가 생물을 이해하는 데 있어 적용되는 기본적인 단위이며, 생물군에 따라 다른 개념에 의해 정의될 수 있다. 생물의 종에 대한 다양한 개념 중 하나인 생물학적 종개념은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에 대해 종을 규정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는 개념이다. 생물학적 종개념에서는 생물의 종을 생식의 기본 단위로 규정하고 있다.

목차

생물학적 종은 자연 환경에서 서로 교미하여 생식력 있는 자손을 낳을 수 있는 개체들의 집합을 의미한다¹⁾. 즉, 생식의 기본 단위가 되며,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에게만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한 생물학적 종은 다른 종과 교미하여 자손을 이어가지 못하는 생식적으로 격리(reproductive isolation)된 상태를 유지한다. 

생물학적 종개념은 이전에는 생물 간의 유사성에 기반하여 종을 구분하는 유형적인 종개념(typological species concept)이 일반적인 종개념 이었다. 생물학적 종개념은 독일 태생의 미국 학자인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에 의해 정립되었으며, 생식적인 격리를 종을 구분하는 궁극적인 기반으로 제시하고 있다. 생식적인 격리는 같은 종 내 에서의 유전적인 동질성을 유지해 주는 동시에 다른 종과의 교배를 억제하는 메카니즘이며, 독일의 과학자 모리츠 바그너(Moritz Wagner)가 제안한 지역적인 격리에 의한 종의 형성 및 테오도르 도브잔스키(Theodore Dobzhansky)가 제안한 생식에 의한 격리와 일맥상통한다.

마이어는 생물학적 종개념이 레오폴드 폰 부시(Leopold von Buch), 찰스 다윈(Charles Darwin), 모리츠 바그너, 알프레드 러셀 월리스(Alfred Russel Wallace) 등 선행 연구자들에 의해 생물학적 종개념의 기반이 점진적으로 마련되었다고 설명한다. 다윈의 경우 항해를 통한 세계 일주 후에 폰 부시의 문헌을 접했으며, 지역적인 격리에 의해 갈라진 개체군이 생식적으로도 격리된다는 점을 이해했고, 이로부터 종분화(speciation)가 일어난다고 하였다. 다윈은 생물학적 종개념에 대해 상당히 근접한 생각을 가지긴 했지만 종에 대해서는 생식적인 격리 보다는 주로 서로 다른 특성에 의해 종이 구분된다고 생각하였다²⁾. 

서로 다른 종 간에는 여러 요인에 의해 교미가 일어나지 않거나 또는 교미 후에 자손을 낳더라도 자손이 유지되지 못하는 등 다양한 유형의 생식 장벽(reproductive barrier)이 존재한다. 생식 장벽은 서로 다른 종 간에 교미 또는 수정이 일어나지 않는 교미전 장벽(prezygotic barrier)과 교미하여 자손이 태어나더라도 이어지지 못하는 교미후 장벽(postzygotic barrier)의 두 유형으로 대별 될 수 있다³⁾. 각 유형별로 자세한 생식장벽의 내용을 정리하면 표1과 같다.

서로 다른 종이 교미하여 자손을 낳는 것은 자연환경이나 인공적인 환경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 예로 북미 대륙의 그리즐리곰(학명 Ursus arctos)과 북극곰(학명 Ursus maritimus) 간에 이종교배에 의한 잡종인 그롤라곰(grolar bear)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극지에서의 해빙 때문에 두 종의 서식처가 서로 가까워 지게 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³⁾. 그롤라곰은 동물원에서도 태어나고 있다. 

생물학적 종개념 이외에 다양한 종개념이 제안되어 왔으며, 이중 주요 종개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종분화(speciation), 유성생식(Sexual reproduction)

김승범/충남대학교

윤상선/연세대학교

1. Mayr, E. 1982. The rise of the biological species concept. In The growth of biological thought: diversity, evolution and inheritance. Harvard University Press. p270–285.
2. Haffer, J. 2006. The history of the biological species concept. Acta Zoologica Sinica 52, 415-420.
3. Reece, J.B. et al. (eds.) 2012. The origin of species. In Campbell Biology – Concepts and Connections (7^th ed.). San Francisco: Pearson Benjamin Cummings. pp. 276-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