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의

간의

[ simplified armillary sphere ]

2000년에 복원한 간의(출처: 한국천문연구원)

조선시대(1434년, 세종 16)에 제작한 천문관측기기. 간의는 원대 곽수경(郭守敬, 1231~1316)이 처음 개발했으며, 적도좌표와 지평좌표를 분리하여 혼천의(渾天儀) 구조를 크게 개선해 만들어졌다. 세종은 한양의 위도에 맞도록 목간의를 제작한 다음 청동으로 주조했다. 간의는 행성과 별들의 좌표와 시간, 고도와 방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간의의 구성부품은 사유환과 규형, 적도환과 백각환, 2개의 계형, 입운환과 지평환, 정극환과 후극환(규환)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복원한 간의가 여주 영릉(1998), 대전 한국천문연구원(2000), 부산 장영실과학동산(2010)에서 전시되고 있다.

목차

구조

천체의 위치를 측정하는 간의에는 두 가지 좌표계가 적용된다. 먼저 지평좌표계로는 천체의 고도와 방위를 측정하며, 이를 위해 입운환과 규형, 지평환을 쓴다. 입운환은 지평환 위에 수직으로 세워져 있으며, 측면에는 규형이 달려 있다. 입운환에는 지평고도를 측정하는 눈금이 새겨져 있고, 천정(天頂)과 천저(天底)의 글자가 표시가 되어 있다. 지평환에는 24개 방향이 표시되어 있으며, 10간(干) 중에서 무(戊)와 기(己)자를 제외한 8개 글자와 12지(支)의 12개 글자에 건(乾), 간(艮), 손(巽), 곤(坤)의 4개 글자를 합하여 24개의 글자로 방향을 나타냈다. 적도좌표계는 천체의 입수도(적경과 유사)과 거극도(적위와 유사)를 측정하며, 동시에 시간을 측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부품으로 사유환과 규형, 적도환과 백각환, 2개의 계형이 있다. 사유환에는 북극에서 남극까지 반주천도수가 양방향으로 새겨져 있고, 적도환에는 28수의 별자리 도수가, 백각환에는 12시 100각 눈금이 새겨져 있다. 이외에도 북극을 맞추는 기능인 정극환과 후극환이 있고, 각 환들을 지지하는 운가주와 용주, 부 등으로 구성된다.

간의의 구조와 명칭(출처: 김상혁, 민병희, 안영숙, 양홍진, 이용삼, 『천문을 담은 그릇』, 한국학술정보, 2014)

사용법

지평좌표에 해당되는 고도와 방위는 입운환과 지평환을 사용한다. 입운환 측면에 매달린 규형을 위·아래로 움직여 천체의 지평고도를 측정한다. 또한 지평환 위의 입운환과 규형을 움직여 24방향(방위)을 측정할 수 있다.

고도와 방위 측정(출처: 김상혁, 민병희, 안영숙, 양홍진, 이용삼, 『천문을 담은 그릇』, 한국학술정보, 2014)

적도좌표에 해당되는 거극도와 입수도는 사유환과 적도환을 사용한다. 사유환 측면에 매달린 규형을 위·아래로 움직여 천체의 북극으로부터 천체까지의 각거리인 거극도를 측정한다. 또한 적도환과 2개의 규형을 움직여 입수도를 측정한다. 이때 하늘의 28수 별들이 적도환 위의 28수 별들과 일치하도록 적도환을 회전시킨다. 적도환 위에는 2개의 계형이 있는데, 하나의 계형으로 기준별(28수중 하나)을 맞추고, 다른 계형으로 관측하고자 하는 천체의 위치를 측정한다. 28수는 적황도상의 펼쳐진 28개의 기준 별자리이고, 각 별자리마다 측정의 기준점에 해당하는 거성을 둔다. 이들 거성으로부터 잰 천체까지의 거리를 입수도라고 부른다. 백각환은 고정되어 있으며, 주로 낮 시간에 해시계로 사용한다. 하루는 12시와 100각으로 나누어 사용했는데, 계형으로 태양의 위치를 맞추고 백각환의 눈금으로 시간을 알 수 있었다.

거극도와 입수도 측정(출처: 김상혁, 민병희, 안영숙, 양홍진, 이용삼, 『천문을 담은 그릇』, 한국학술정보,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