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자오선

본초자오선(prime meridian)은 경도(longitude)와 시간대(time zone)의 기준이 되는 자오선이다.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그 동쪽을 동경, 서쪽을 서경으로 나타낸다(그림 1 참조). 위도(latitude)를 정하는 적도(equator)와 달리 지구 자전축에 의해 정해지는 경도의 기준은 임의적이기 때문에 국가별로 본초자오선을 정해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1884년에 개최된 국제 자오선 회의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기준 자오선을 정해 사용하였다. 이것이 그리니치자오선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본초자오선은 국제지구회전-기준계체제(International Earth Rotation and Reference Systems Service, IERS)가 정한 IERS기준자오선이다. 현재 IERS기준자오선은 그리니치자오선에서 동쪽으로 5.31초(거리로는 102.5m) 만큼 떨어져 있다. 따라서 그리니치자오선은 현재 서경 0도 0분 5.31초가 된다. 일반인들에게는 이 두 기준 자오선의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

본초자오선을 기준으로 지구를 15° 간격으로 24개의 표준시간대로 나누어 동일한 시간대에서는 같은 시간을 사용하고 옆 시간대와는 1시간 차이나도록 하였다. 한편 경도 180°에서 하루의 시간 차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살고 있는 육지를 피해 날짜변경선을 설정하여 이러한 모순을 해소하였다.

그림 1. 본초자오선(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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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그리스에서 경도(longitude)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나, 톨레미가 체계적으로 자오면이라는 개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세에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깨달은 인류는 육로대신 해로를 개척하게 되는데 육지와 달리 망망대해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 경도와 위도를 알아야 했다. 위도는 북극성의 고도를 관측하여 쉽게 알 수 있는 반면 경도를 구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이에 국가별로 위경도를 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각기 자기 나라를 기준으로 지도를 제작해 사용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일된 자오선 기준이 필요했다. 1884년 25개국이 참여한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 자오선 회의에서 22개국의 동의를 얻어 그리니치자오선을 본초자오선으로 결정하게 된다.

1675년 영국의 기준 자오선을 결정하기 위해 설립된 왕립그리니치천문대 초대 천문대장인 플램스티드(John Flamsteed)는 정밀하게 별을 관측하면 경도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뉴턴은 천체의 관측만으로는 현실적인 적용이 어렵다고 결론짓고 대신 오차가 적은 시계를 만드는 데 노력을 더하자고 제안하였다. 결국 정확하게 관측된 천체의 좌표와 해리슨(John Harrison)이 제작한 정밀한 시계 덕분에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지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1851년 에어리(Sir George Airy)가 영국의 런던 근교에 위치한 왕립그리니치천문대(Royal Greenwich Observatory)에 자오환(Airy transit circle)을 설치하고 자오환의 중심을 지나는 자오선을 그리니치자오선으로 정하였다. 영국에서 사용되던 그리니치자오선은 1884년 국제적인 본초자오선으로 사용되게 된다. 그리니치자오선은 IERS기준자오선이 정해지기 전까지 본초자오선의 역할을 하였다. 현재 사용되는 본초자오선에 따르면 서경 0도 0분 5.31초이다.

그림 2. 본초자오선이 이동하게 된 것은 관측의 기준점이 인공위성들과 지구의 질량중심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출처: 장헌영/이상성/한국천문학회)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더욱 정밀한 지도 제작이 가능해졌으나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것은 지구 표면에서 인공위성들과 지구의 질량 중심으로 좌표 중심을 변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림 2 참조). 또한 판의 움직임과 지구 자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로 그리니치천문대의 자오환을 지나는 자오선이 미세하게 이동하고 있다. 즉, 인공위성 관측 결과와 퀘이사와 같은 멀리있는 천체의 정밀한 관측으로 에어리의 자오환이 매년 2.5cm씩 북동쪽으로 이동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IERS자오선은 미국 국방부가 운용하는 지피에스(Global Positioning System, GPS)와 국제 지구 좌표계(International Terrestrial Reference System, ITRS)의 기준이 되는 자오선이다.

본초자오선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알제리, 말리, 부르키나파소, 토고, 가나를 지나며, 북극해와 그린란드해, 노르웨이해, 북해, 영국해협, 지중해, 대서양, 남극해를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