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니-하위헌스호

카시니-하위헌스호

[ Cassini-Huygens ]

카시니-하위헌스호는 토성과 토성 위성들을 탐사한 행성탐사선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이탈리아 우주국(ASI)이 공동 개발한 탐사선으로서, 카시니호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이는 하위헌스 탐사선이 토성 위성 타이탄을 조사하기 위한 자선(Probe)으로 모선인 카시니호에 탑재되었기 때문이다.

목차

명명

탐사선의 이름은 4개의 토성 위성과 토성 고리에서 간극(틈)을 발견한 이탈리아 천문학자 죠바니 도메니코 카시니(Giovanni Domenico Cassini)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을 발견한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크리스티앙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의 이름을 딴 것이다.

제원

길이는 6.7 미터이고, 폭은 4 미터(카시니호 본체로부터 뻗어나온 자기장 측정기의 11미터 막대(붐, Boom)를 제외한 크기)이다. 무게는 발사 시 5.82톤(이 중 3.1톤이 연료)이며, 3개의 원자력 전지(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RTG))가 탑재되어 탐사선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

그림 1. 카시니-하위헌스호. 오른쪽 방패모양의 보호 덮개 안에 자선인 하위헌스가 탑재되어 있다. (출처: NASA/JPL-Caltech)

과학장비

카시니호에는 총 12개의 과학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과학장비가 탑재되어 있다. 각 과학장비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 Composite Infrared Spectrometer(CIRS; 합성 적외선분광기)
  • Imaging Science Subsystem(ISS; 영상과학 부탑재체체)
  • Ultraviolet Imaging Spectrograph(UVIS; 자외선 영상분광기)
  • Visible and Infrared Mapping Spectrometer(VIMS; 가시광 및 적외선 영상분광기)
  • Cassini Plasma Spectrometer(CAPS; 카시니 플라스마 분광기)
  • Cosmic Dust Analyzer(CDA; 우주입자분석기)
  • Ion and Neutral Mass Spectrometer(INMS; 이온 및 중성입자 질량분광기)
  • Magnetometer(MAG; 자기장 측정기)
  • Magnetospheric Imaging Instrument(MIMI; 자기권 영상장치)
  • Radio and Plasma Wave Science(RPWS; 전파 및 플라스마 파동 과학탑재체)
  • Radio Science Subsystem(RSS; 전파과학 부탑재체)

하위헌스에는 총 6가지 과학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관측장비를 탑재했으며 각 과학장비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 Huygens Atmospheric Structure Instrument(HASI; 하위헌스 대기구조 탑재체)
  • Doppler Wind Experiment(DWE; 도플러 풍속측정기)
  • Descent Imager/Spectral Radiometer(DISR; 하강 영상 및 분광광도계)
  • Gas Chromatograph Mass Spectrometer(GCMS; 가스 크로마토 질량 분광기)
  • Aerosol Collector and Pyrolyser(ACP; 에어로졸 수집 및 열분해분석기)
  • Surface-Science Package(SSP; 표면과학 탑재체)

그림 2. 카시니-하위헌스호의 주요 과학장비 및 탑재체(1)(출처:NASA)

그림 3. 카시니-하위헌스호의 주요 과학장비 및 탑재체(2)(출처:NASA)

그림 4. 카시니-하위헌스호에 탑재된 영상촬영장치인 ISS를 사용하여 2016년 10월 28일에 촬영한 토성의 모습(출처:NASA)

임무기간

카시니-하위헌스호는 1997년 10월 15일 Titan IVB/Centaur 로켓에 실려 미국 플로리다의 케이프 캐나베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되었으며 1998년 4월과 1999년 7월에 금성을 지나가면서(flyby) 금성의 중력을 이용하여 토성 궤도로 향했다.

2004년 7월 1일에 토성 궤도에 진입, 13년간 토성과 토성의 위성들을 탐사했다.

카시니-하위헌스호는 2008년 6월 주임무(Primary mission)를 마쳤다. 그 후 2년 간의 연장임무(Extended mission)를 수행했으며 2010년 9월 두 번째 임무연장으로 2017년까지 과학임무를 수행햇다.

자선인 하위헌스는 2004년 12월 25일 모선인 카시니호로부터 분리되어 2005년 1월 14일 타이탄의 대기권에 진입, 타이탄 표면에 착륙했다. 하위헌스는 타이탄의 대기권에 진입하여 표면에 착륙하기까지 이 위성에 대한 관측자료를 지구로 전송했다.

그림 5. 토성 주변에서 임무수행중인 카시니-하위헌스호의 상상도(출처:NASA/JPL-Caltech)

주요임무와 성과

카시니-하위헌스호는 토성과 토성계(Saturnian system; 위성, 고리, 자기장 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과학임무를 수행하였다.

토성

과학자들은 카시니-하위헌스호 이전에는 지구에서 관측한 자료와 보이저호, 파이오니어호의 탐사 데이터에 의존해 토성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러나 이 자료만으로는 토성의 상층대기 온도와 구성성분을 자세히 아는데 한계가 컸다. 이 때문에 카시니-하위헌스호를 개발하게 되었으며, 과학자들은 그 덕분에 토성 대기의 역학적인 특징과 전파, 플라스마 파동과 같은 지구에서는 전혀 알 수 없었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카시니-하위헌스호는 이전에 한번도 관측된 적이 없는 토성 표면의 번개현상(Lighting storm)을 촬영했다. 또한 임무 기간 중에 토성 시간으로 매년(지구 시간으로 30년) 발생하던 폭풍이 지구 시간으로 이전보다 10년이상 빨리 발생하는 현상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탐사활동을 수행했다. 이와 함께 토성의 북극 지역에서 나타나는 육각형 모양의 제트기류(Hexagonal jet stream)에 대해서 가시광선과 적외선 영역의 영상을 획득했으며 이로부터 뚜렷한 대칭구조를 밝혀냈다.

토성의 고리

카시니-하위헌스호 이전에는 토성 궤도에서 토성의 고리를 구성하는 물질의 크기, 온도, 분포에 대한 탐사를 수행한 적이 없었다. 이번 임무에서는 고리-위성(Ring-Moon) 사이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한편, 고리에서 가장 낮은 온도를 측정했다. 또한 토성 위성인 엔셀라두스로부터 물 얼음 입자가 분출하는 것을 촬영했으며, 그 대부분이 토성의 E-고리를 이룬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 아울러, 토성 고리를 이루는 입자들은 모래 입자부터 커다란 바위까지 다양한 크기를 갖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카시니-하위헌스호는 토성 고리에서 발견되는 '바퀴살(spoke)' 무늬에 대해 조사했으며, 그 무늬가 지구 지름보다 더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바퀴살 무늬는 작은 얼음 입자들에 의해 형성되며 정전기로 대전되어 몇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고 있다(그림 6).

그림 6. 카시니-하위헌스호가 2008년에 촬영한 토성 고리의 바퀴살(spokes) 무늬. 영상에서 어둡게 보이는 것이 토성 고리의 바퀴살(spokes) 무늬이다. (출처:NASA/JPL-Caltech)
타이탄

카시니-하위헌스에 의해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을 탐사하기 전까지는 타이탄에 대해서 질소가 주성분인 짙은 대기를 가지고 있으며 수성 정도의 크기라는 것 이외에는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었다. 과학자들은 이번 임무로 타이탄 대기 중에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카시니-하위헌스가 수집한 자료로 타이탄은 액체 형태의 바다와 호수가 있으며, 원시지구와 거의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타이탄에는 액체 메테인(Methane)과 에테인(Ethane)으로 이루어진 바다와 호수가 있으며, 탄화수소(Hydrocarbon) 구름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 또한 카시니-하위헌스호는 타이탄 표면 아래에 물과 암모니아로 이루어진 바다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증거를 찾았다.

엔셀라두스

수 십년동안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가 왜 태양계에서 가장 밝은 위성인지, 토성의 E-링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지 못했다. 카시니-하위헌스호는 엔셀라두스가 얼음으로 덮여있으며, 염분이 포함된 열수분출에 의해 E-링으로 물질이 유입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엔셀라두스는 표면 아래에 바다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임무로 엔셀라두스를 덮고 있는 얼음층의 갈라진 틈으로 간헐천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수증기와 얼음입자가 우주공간으로 분출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위성 전체에 분포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표면 아래의 바다는 다른 천체와 전혀 다른 특이한 화학조성을 보이며, 내부 열원에 의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천체로 주목받고 있다.

토성의 위성들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보이저호와 파이오니어호가 토성 주위를 비행하면서 토성 위성들의 개략적인 특징을 알아냈다. 최근에 탐사활동을 벌인 카시니-하위헌스호는 토성의 새로운 위성들을 여러 개 발견했으며, 아울러 고리와 위성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대해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 수 십개의 토성 위성은 작은 운동장부터 수성에 이르기까지 크기가 다양할 뿐 아니라 그 모양도 표면 특성도 가지각색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큰 위성들은 대체로 구형이지만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같은 경우에는 고구마 모양, 하이페리온(Hyperion)은 스폰지 같은 모양을 띤다. 그런가 하면 에피메테우스(Epimetheus)는 불규칙하게 생긴 지저분한 얼음덩어리(Dirty ice ball)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카시니-하위헌스호는 위성 엔셀라두스 남극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물을 뿜어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로부터 엔셀라두스 지하의 바다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크며, 물과 메탄 같은 유기물질이 있다는 점을 아울러 확인했다. 한편 토성의 위성 가운데 하이페리온(Hyperion)은 지구의 달 이외에 유일하게 정전기적으로 대전된 표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토성의 달들은 토성의 고리와 대기에 다양한 물질을 공급하는 한편, 반대로 다른 달과 토성의 자기권으로부터 물질을 공급받기도 한다.

토성의 자기권

최근까지 행성탐사선이 토성의 자기장 내부를 통과하면서 측정한 자료가 전무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웠다. 카시니-하위헌스호의 주요 임무에는 토성의 자기장 지도 제작이 포함됐으며, 전리된 기체입자가 토성 오로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도록 설계되었다. 그 결과 이번 임무는 토성 대기와 주변 우주환경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대해 저세히 조사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과학자들은 이를 기초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즉 엔셀레두스에서 분출된 물질은 토성의 E-고리에 유입되어 토성 자기권 안에서 다양한 현상을 일으킨다.

임무종료

카시니-하위헌스호는 토성의 상층대기에 진입, 소멸되도록 궤도가 설계되었으며, 이에 따라 2017년 9월 15일 이러한 계획에 따라 임무를 종료했다(그림 7). 이것은 탐사선이 조종이 불가능한 상태로 토성 위성이나 그밖의 다른 천체를 오염시키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토성의 짙은 대기로 진입한 카시니-하위헌스호는 대기분자와의 마찰열에 의해 곧 소멸되었다.

그림 7. 카시니-하위헌스호가 임무를 종료하기 위해서 토성대기로 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개념도(출처:NASA/JPL-Cal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