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

식생

[ vegetation ]

식생은 식물 종과 이들이 제공하는 지표식피(ground cover)를 통칭하는 말이다. 식물 군락의 종조성을 뜻하는 식물상(flora)보다 넓은 의미로 쓰인다. 식물 군락(plant community)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식생이 좀 더 넓은 공간적 규모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식생의 공간적 규모는 전 지구적 규모까지 포함한다.

한계령의 식생(온대 낙엽활엽수림인 신갈나무림) 전경. (출처:이규송)

목차

세계의 식생대

전 지구적인 규모의 식생 유형은 연평균 온도와 강수량의 기울기에 따라 뚜렷하게 구분된다. 이에 따라 12개의 식생대로 나눌 수 있다.1)

  • 열대우림(tropical forest) – 지구 면적의 10% 정도를 차지하며 적도 지방 부근에 분포한다. 열대우림 지역은 기온의 연교차가 크지 않고 추운 계절은 나타나지 않는다. 비가 일 년 동안 고르게 내리며 건기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나무의 키가 80m 이상의 높은 층과 50m 이상의 중간 층 등 보통 5개의 층 구조를 보인다. 고온다습하여 식물 종 다양성이 높고, 1차생산성도 많으나 유기물이 쉽게 분해되며 물질순환이 빠르다. 열대우림에는 지구상 육상 식물과 곤충의 절반에서 3분의 1이 살고 있다. 적도 지방을 벗어나면 건기와 우기가 교차하는 기후에 열대낙엽수림이 나타난다.
  • 맹그로브림(mangrove forest) – 열대와 아열대의 하구에서 자라는 국지적인 식생으로 열대홍수림으로도 불린다. 맹그로브림에 자라는 나무들은 줄기와 뿌리에서 호흡근이 많이 내린다. 맹그로브림에 초본류는 거의 없고 주로 목본식물이 우점한다.
  • 사바나숲(savanna woodland) – 열대낙엽수림보다 건기가 길고 연 강수량이 적은 기후에 분포한다. 나무의 키는 10~20m이고 우산 모양의 수관을 이루며, 종류는 많지 않다. 아카시아나무, 미모사, 콩과 수목이 주로 자라는데, 나무가 없는 곳에는 벼과 식물이 자란다. 나무 간 간격이 넓고 사이사이에 관목이나 풀이 자란다.
  • 온대초원(temperate grassland) – 일반적으로 강수량이 적은 아열대 기후나 반건조 기후 지역에 나타난다. 풀은 건기에 말라죽고, 주기적으로 자라나는 들불은 초원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 사막(desert) – 지구 면적의 1/10을 차지한다. 낮밤의 기온 차이가 크며, 서리는 드물다. 식물이 전혀 살 수 없는 사막은 드물고, 대부분은 드문드문 풀과 관목이 자란다.
  • 온대우림(temperate rain forest) - 아열대에서 온대까지 상록활엽수림 혹은 온대우림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남해안, 일본 남부의 상록활엽수림이 여기에 포함된다. 온대우림은 열대우림에 비해 나무의 키와 잎이 작고 숲의 밀도가 낮다.
  • 상록경엽활엽수림(evergreen hardwood forest) – 여름이 건조하고 겨울이 온난다습한 지중해성 기후로 겨울 추위보다 여름의 건조에 적응하여 나타나는 식생대이다. 대표 수종은 떡갈나무이며 지중해 일대에서는 올리브나무와 아몬드, 호주에서는 유칼립투스가 대표적이다.
  • 온대 낙엽활엽수림(temperate deciduous broad-leaved forest) – 동부아시아 및 미국 동부 등 북반구 중위도 대륙지역에 분포하고 전 세계 삼림의 30%를 차지한다. 일 년 내 기온과 강수량이 적당한 낙엽활엽수림은 신갈나무, 단풍나무, 피나무, 밤나무 등 키 큰 활엽수로 이루어지며 여름에는 잎이 무성하지만 겨울에는 낙엽이 진다.
  • 한대 침엽수림(boreal coniferous forest) – 침엽수림은 바늘잎을 가진 구과식물로 이루어진 숲으로 한대 침엽수림은 북위 45~60도 사이의 북방지역에서 나타난다.
  • 산악지대 침엽수림 – 북반구 중위도 산악지에 나타난다. 주요 종은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전나무 등이다.
  • 고위도 툰드라(arctic tundra) – 여름 평균기온이 0~10도로 기후가 한랭하고 여름이 짦으며 영구동토대 때문에 대부분의 나무는 자라지 못한다. 매우 짧은 여름 동안 단기간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툰드라는 큰 나무가 없는 황량한 땅으로 맨땅이나 바위 지대에 선류, 태류, 지의류, 작은 초본류, 키작은 관목 등의 식물이 자란다.
  • 고산 툰드라(alpine tundra) – 고산 툰드라는 교목한계선보다 높은 곳에 나타나는 고산초원보다도 높은 혹독한 환경으로 맨땅이나 바위 지대에 자라는 선류, 태류, 지의류, 작은 초본류, 키 작은 관목 등이 식물이 자란다. 극지방에 자라는 극지고산식물로 온대 고산대에 나타나는데, 이는 빙하기에 추위를 피해 이동한 것이 고산에 살아남은 것이다.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구분되는 식생대.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recipitationTempBiomes.jpg )

한반도의 식생

수평적 식생대

상록활엽수대 – 열대와 온대 중간의 난대에 좁게 나타나는 식생대이다. 주요 나무는 녹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사철나무 등이다. 전형적인 난대성 상록활엽수림은 남부 해안과 제주도 및 섬 지방에 분포한다. 북한과 남한의 고산과 아고산대에도 낙엽활엽관목과 함께 핞은 상록활엽식물이 자라는데 이는 빙하기에 북쪽으 추위를 피해 내려온 담자리꽃나무, 돌매화나무, 시로미, 백산차, 월귤 등의 극지고산식물이다.

낙엽활엽수대 – 북이 35~43도 사이에 있는 고산지대를 제외한 지역에 나타난다. 주요 나무는 단풍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자낙나무, 느티나무, 생강나무, 고로쇠 나무 등이다.

혼합림대(mixed forest) – 혼효림 또는 혼성림이라고도 불리는데,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인 삼림이다. 침엽수와 활엽수 중 어느 쪽도 75%를 넘지 않고 섞여 있는 숲으로 정의된다.

상록침엽수대 – 함경도와 평안도 고원 및 고산지대 등 한대에 나타난다. 추운 겨울과 짧은 생육기간에 적응한 전나무, 가문비나무, 잣나무, 주목 등 상록 침엽수와 함께 낙엽침엽수와 낙엽활엽수가 함께 자란다.

수직적 식생대

산지림(montane forest) – 낮은 산지에서는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가 섞여 자라다가 고도가 높아지면서 낙엽활엽수, 가장 높은 고도에는 상록침엽수가 주로 나타난다.

아고산대(subalpine belt) – 삼림한계선부터 교목한계선 사이의 범위를 말하며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소나무 등 침엽수가 우점한다. 한반도에서 아고산대는 삼림한계선에서 교목한계선에 이르는 점이지대로 큰 키의 관목이나 교목이 주로 자란다. 설악산과 지리산 정상 가까이의 아고산대에는 왜성변형수가 나타나기도 한다.

고산대(alpine belt) – 고도가 높아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교목한계선부터 눈이 녹지 않는 설선이 나타나는 만년설대 또는 항설대까지 나타난다. 극지 고산식물은 북극권과 고산대에 공통으로 자라는 식물로 빙하기에 추위를 피해 북방으로부터 들어와 지금은 온대지역의 고산대에 격리되어 살고 있다. 대표적인 극지고산식물은 돌매화나무, 시로미, 담자리꽃나무, 씨범꼬리, 나도수영이 있다.

참고문헌

1. 공우석 (2007) 생물지리학으로 보는 우리 식물의 지리와 생태. 지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