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흐름

에너지 흐름

[ energy flow ]

생태계의 주요 기능은 에너지 흐름과 물질 순환이다. 궁극적인 에너지원인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도달하는 복사에너지는 1차생산자의 1차생산성을 통해 화학에너지로 변환되어 생태계의 다른 구성원에게 전달된다.   

목차

정의

생태학에서 에너지 흐름은 먹이그물을 통한 에너지의 흐름을 의미한다. 모든 에너지 전환과정에서 열 손실이 일어난다는 열역학 제2법칙에 따라 생태계 내에서의 에너지 흐름은 1차생산자로부터 상위 영양단계의 소비자를 거치면서 각 단계마다 급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각 영양단계에서 물질로 전환되는 속도, 즉 생산성을 에너지량으로 나타내면 대략 90%의 열 손실과 함께 다음 단계로 전달되는데 이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에너지 피라미드(energy pyramid)이다. 자연적인 생태계 내에서 대부분의 물질이 순환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에너지는 영양단계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열 손실을 통해 빠져나가기에 에너지는 생태계 내에서 순환되지 않고 흐른다고 표현한다.

에너지 흐름 연구의 역사

생태계 내 에너지 흐름에 대한 현대적인 연구는 린데만(Raymond Lindeman, 1915-1942)이 제안했다고 볼 수 있다. 린데만은 이전에 제안된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 및 생태계 개념을 확장하여 생태계 내의 복잡한 먹이그물을 영양단계(trophic levels)로 정리하고 각 태양에서 온 에너지는 각 영양단계를 지날 때 약 10% 정도만 전달되기에 바이오매스의 피라미드와 생산성(에너지)의 피라미드가 나타난다고 제안하였다.1) 1960년대의 오덤(H. T. Odum)은 플로리다의 실버 스프링 (Silver Spring) 하천생태계에서 처음으로 생태계 수준의 에너지 흐름을 온전하게 정량적으로 연구하여 측정하여 발표하였다.2) 한편 1964년부터 1974년 까지 국제 생물학 프로그램(International Biological Program; IBP) 사업이 진행되어 전세계의 다양한 생태계의 1차생산성 및 2차생산성을 측정하여 에너지 흐름 연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 

오덤 H.T. Odum이 연구한 미국 플로리다 실버 스프링 하천생태계의 에너지 흐름 개념도. 각 저장고와 흐름의 크기와 굵기는 에너지의 양에 비례한다.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Howard_T._Odum#/media/File:Silver_Spring_Model.jpg )

에너지 흐름과 에너지 전달 효율

생태계의 에너지 흐름에서 중요한 첫 단계는 1차생산성이다. 1차생산성은 일정기간 동안 특정 생태계 내에서 화학에너지로 고정되어 이용되는 태양에너지의 양이므로 생태계 내의 에너지 흐름과 이에 따른 물질 순환 등 생태계의 기능의 상한을 결정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낮은 1차생산성을 보이는 생태계에서는 소비자 생물들의 생산성이나 바이오매스가 매우 낮고 에너지 흐름이나 물질 순환이 빈약하다. 1차생산성이 높을 때에는 생태계 내의 먹이그물을 통한 에너지 흐름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이런 상위 영양단계로의 에너지 흐름은 에너지 전달 효율에 따라 달라진다.

1차생산자가 생산한 물질을 섭식하는 동물 소비자는 2차생산성을 통하여 동물의 몸을 이루는 물질을 생산한다. 생산자의 1차생산성과 소비자의 2차생산성을 영양단계에 따라 표시하면 상위영양단계로 가면서 생산성이 줄어드는 에너지 피라미드 형태를 보인다. 생산성이 줄어드는 비율은 매우 커서 평균적으로 약 10% 정도가 다음 단계의 생산성이 된다. 이러한 각 단계의 생산성의 비율을 에너지전달효율(energy transfer efficiency)이라고 한다. 에너지전달효율은 5~25% 정도로 생태계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생산자와 1차소비자인 초식자 사이 단계의 에너지전이효율은 매우 변이가 심하여 생태계 내의 에너지 흐름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두 경로의 에너지 흐름

생산자에서 1차소비자인 초식자, 초식자에서 2차, 3차소비자인 육식자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은 널리 알려져있다. 이 먹이사슬을 초식 먹이사슬(grazing food chain)이라고 한다. 생태계에는 이 초식자 먹이사슬 이외에 또 다른 에너지 경로가 존재하는데 이를 유기물잔해 먹이사슬(detritus food chain)이라고 한다.  숲 생태계에서 생산된 유기물 중 아주 작은 부분만 1차소비자인 초식동물에게 이용되고 나머지는 모두 유기물잔해(detritus)가 된다. 이 유기물잔해를 이용하는 토양미생물 및 토양소동물들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이들 생물로부터 시작하는 먹이사슬이 형성되는데 이를 유기물잔해 먹이사슬이라고 한다. 사실 초식 먹이사슬과 유기물잔해 먹이사슬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초식먹이사슬로 에너지가 많이 흐르지 못하면 대부분의 1차생산성은 유기물잔해 먹이사슬로 흐르게 된다. 반대로 초식먹이사슬로 에너지가 많이 전달되면 유기물잔해 먹이사슬로는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적게 흐르게 된다.

초식사슬을 통한 에너지 경로와 유기물잔해사슬을 통한 에너지 경로. (출처:한국식물학회)

참고문헌

1. Lindeman, RL (1942) The trophic-dynamic aspect of ecology. Ecology, 23: 399–418
2. Odum, H.T. (1971) Environment, Power, and Society. Wiley-Interscience New York, 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