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링 효과

앵커링 효과

[ Anchoring effect ]

요약 행동경제학 용어로, 특정한 숫자나 기준점으로 작용하여 이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일컫는다.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에 의해 제시된 개념으로, 닻을 내린 배가 많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최초에 제시된 숫자가 기준점 역할을 하여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이후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일컫는다. 정보나 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행동하거나 결정을 내릴 때 사람들이 직관적 사고에 의존하는 경향을 (Heuristic)이라고 하는데, 앵커링 효과는 휴리스틱 사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기준점과 조정 휴리스틱’, ‘정박효과’, ‘닻 내림 효과’ 등으로도 불린다.

다니엘 카너먼

인간의 합리성과 이성적 판단에 초점을 둔 기존의 경제학자들과 달리, 카너먼은 심리학자로서 인간의 비합리적 선택과 행동을 전제로 다양한 경제현상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1979년 손실회피(loss aversion)를 주제로 한 <전망이론 Prospect theory> 논문을 비롯하여 행동경제학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였으며, 2002년 심리학자로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관련 실험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1에서 100까지 적혀있는 룰렛을 돌려 나온 숫자가 유엔에 가입한 국가들 중 아프리카 국가가 차지하는 비율보다 많은지 적은지 추측해보라는 질문을 하였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실제 아프리카 국가의 비율과는 관계 없이 자신이 뽑은 숫자를 기준으로 해당 숫자에 가까운 숫자를 정답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관련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룰렛을 통해 뽑은 숫자가 앵커(기준) 역할을 한 것으로, 앵커링 효과를 지지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유사하게 미시시피강의 길이나 에베레스트산의 높이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제시되는 숫자에 따라 사람들이 제시하는 답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가령 미시시피강이 2,000km보다 길지 짧을지 질문을 받은 경우와, 800미터를 기준으로 질문 받은 경우 사람들이 추측하는 강의 길이는 매우 달라진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교수 크리스토퍼 시(Christopher Hsee)는 실험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전화번호 뒷자리 세 자리를 적게 한 후 로마 멸망 시기를 추측하도록 하였는데, 대부분의 실험참가자들은 자신의 전화번호와 유사한 숫자를 정답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로마 멸망 시기가 언제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화번호가 기준점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적용 사례

앵커링 효과는 영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명품 매장의 전면에 몇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가방을 진열해 놓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경우 판매자는 해당 가방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것을 기대한다기보다는, 해당 금액이 기준점으로 작용하여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다른 제품들에 대하여 소비자들이 ‘살만한 것’으로 인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유사하게 마트에서 할인가로 판매되는 제품들 역시 기존의 가격에 대한 정보가 기준점 역할을 하여 소비자들이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도감을 제공한다.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협상기술과 관련하여 원하는 조건 또는 가격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제시된 조건이 기준점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원하는 것보다 다소 높은 조건을 제시하여 상대방에게 기준점으로 인지되도록 한 후, 중간 지점에서 타협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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