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케이메논

히포케이메논

[ Hypokeimenon ]

요약 철학 용어로, 변화하는 현상 저변에 존재하는 변하지 않는 실체 혹은 본질을 말한다.
원어명 ὑποκείμενον

어원

라틴어로 'substratum'(수브스트라툼)으로 번역되는 히포케이메논은 ‘기저가 되는’ 또는 ‘기본 혹은 바탕이 되는’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형이상학에서 사용되는 '본질'이라는 용어와 비슷하다. 히포케이메논을 찾는다는 것은 곧 성질이나 양 같은 것이 변화하는 가운데 있어 스스로 변하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본질 혹은 요소를 찾는다는 의미이다. 로마의 철학자 에 의해 라틴어 'subiectum'(수비엑툼)으로도 번역되었으며, 영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때 'Subiectum'는 문법에서 '주어'라는 뜻을 담고 있고 있기도 하다.

고대 철학

고대 철학자들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현상 저변에 변화하지 않는 가 있다고 생각했으며, 이에 는 무한한 실체인 아페이론을, 는 만물의 근원인 공기를, 는 원자와 같은 개념을 통해 변화하지 않는 요소를 발견해내려고 시도하였다. 이러한 시도들은 히포케이메논의 초기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특히 가 《범주론》을 통해 히포케이메논의 개념을 '모든 것에 근거하는 요소'라는 의미로 발전시켰다. 즉 히포케이메논은 그 어떤 성질도 포함하고 있지 않기에 여러 가지 성질을 가진 물질들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다른 것에 근거를 두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근대 철학

히포케이메논은 근대철학에 들어와 '물질적인 실체'(Material substrate)라는 개념으로 치환되었다. 이 개념은 의 실체, 혹은 의 와 유사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는 자아(ego)를 모든 지식의 변하지 않는 근원이라 생각하였다.

영국의 근대 철학자 는 색, 무게, 맛과 같은 모든 감각적인 성질들이 대상에서부터 제거되었을 때, 그 대상을 감각적 성질들과 독립적으로 존재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물질적인 실체라고 보았다. 로크에 의하면, 우리가 우리의 정신과는 독립적으로 대상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바로 이 존재론적 요소가 필수적으로 존재해야만 한다. 경험주의를 옹호하였던 로크에게 이러한 '물질적인 실체'의 존재는 경험되거나 증명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물질적인 실체'의 존재를 옹호할 만한 철학적인 이유들이 존재한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물질적인 실체'의 개념은 에 의해 부정되었다. 버클리는 《하일라스와 필로누스의 세 대화 Three Dialogues between Hylas and Philonous》를 통해 물질이라 불리는 어떠한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 유물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하였다. 버클리에 의하면 인간에게 주어진 것은 오로지 감각적 관념뿐이기에, '물질적인 실체'는 인간의 지적 능력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즉 '물질적인 실체'는 검증될 수 없으며, ‘물질’이라는 말로 표상되는 어떤 것도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없다.

참조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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