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절

회절

[ Diffraction ]

파동이 진행 중 장애물을 만나면 장애물을 에워 돌아 나가고, 작은 구멍을 통과할 때 넓게 퍼지는 현상을 뜻한다. 에돌이라고도 부르며, 간섭과 함께 파동을 입자와 구별짓는 특성이다.


우리는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복도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고, 발자국 소리를 통하여 길모퉁이 너머에서 사람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한다. 이는 파동인 소리가 문틈을 통하여 또는 길모퉁이를 돌아 우리 귀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장애물을 에워돌아 진행하거나 틈을 통해 퍼져 진행하는 현상을 회절 또는 에돌이라 부르고, 이는 간섭과 함께 파동의 중요한 성질이다. 한편, 우리는 빛을 통하여 사물을 보고 빛도 역시 파동이다. 그렇지만 햇빛이나 가로등 불빛으로 길모퉁이 너머에서 다가오는 사람의 모습을 확인하지는 못한다. 이는 빛이 회절되지 않기 때문이 아니고, 단지 그 효과가 충분히 크지 않기 때문이다.

파동의 회절은 파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장애물이나 틈의 크기가 파장과 비슷할 때 회절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소리 파동의 파장은 수 센티미터에서 수 미터에 이르지만 빛의 파장은 수백 나노미터 밖에 되지 않아, 앞서 언급한 장애물과 문틈에 대해서 소리는 충분한 회절효과를 보여주지만 빛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매우 작은 핀 구멍을 통과하는 빛은 큰 회절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 또한 대낮에 사물은 햇빛에 장애물로 작용하여 보통 뒤에 그림자를 남기지만, 전깃줄에 앉아있는 참새의 그림자는 보통 지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햇빛이 참새를 에워 돌아 지면에 도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