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원리

인류원리

[ Anthropic Principle , 人類原理 ]

요약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들은 많은 우주 중 적합한 조건을 갖춘 곳에서만 존재 가능하며, 생명체 존재를 위한 조건을 통해 다양한 물리적 법칙들을 설명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정의

1974년 호주의 물리학자 브랜든 카터(Brandon Carter)에 의해 처음 사용된 용어이며, 존 배로(John Barrow), 폴 데이비스(Paul Davies)와 같은 천문학자들에 의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 입장은 지구가 인간을 비롯한 복잡하고 다양한 생명체가 생존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것이 결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며, 현재와 같은 물리법칙이 적용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결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다양한 조건을 가진 우주가 생성되고 멸망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우연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하기에는 모든 조건들이 너무 완벽하다는 것이다.

관련 사례 및 가설

인류원리와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는 사례로는 물리학자 가 1987년 저술한 에 관한 논문을 들 수 있다. 이 논문에서 그는 우주상수가 지나치게 큰 양수일 경우 우주의 팽창이 가속되고 반대로 지나치게 큰 음수일 경우 을 시작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우주상수가 아주 미세한 값으로 조정되어 있으며,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우주상수가 이러한 미세조정값을 갖지 않았다면 어떠한 생명체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인류원리를 지지하는 학자들은 또한 중력의 크기 역시 지금보다 컸다면 생명체가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의 과학자 피터 워드(Peter Ward)와 도날드 브라운리(Donald Brownlee)는 2000년 저서 《희귀한 지구》를 통해 은하계에서 지구의 위치, 적절한 거리에서 항성을 항상 돌고 있는 점, 적절한 지구의 크기와 물의 총량, 바다와 육지의 적절한 비율 등을 근거로 지구가 결코 우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주장하였다.

인류원리는 과도 연관이 있는데, 이 이론에서는 만물이 1차원적인 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시공간이 10차원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잘 알려진 4차원 이외의 나머지 6차원은 매우 작은 영역에 국한되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인류원리는 이론을 비롯한 우주의 자연적이고 우연적인 발생을 주장하는 기존의 과학 이론들과 달리 잘 기획된 설계에 의한 우주기원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미국 개신교를 중심으로 한 지적설계(Intelligent design) 이론과도 어느 정도 맥을 같이 한다. 지적설계 이론에서는 우주의 법칙과 생명체의 탄생이 결코 우연이 아니며, 목적과 의도를 가진 신의 설계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의의

인류원리는 아직까지 관찰과 실험에 의해 증명된 이론이나 법칙이라기보다는 철학적 차원의 신념에 가깝다. 그러나 생명의 기원 및 우주 탄생과 관련하여 진화론과 대비되는 견해를 보이며, 진화론 역시 과학적 차원보다 자연철학적 관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왔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인류원리가 가지는 파급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인류원리를 통해 생명체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참조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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