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신밟기
지신밟기는 중국과 한국에서 정초에 풍물패가 가가호호를 방문해 잡귀를 쫓아내고 복을 빌어주는 민속으로서, 매구 또는 매귀(埋鬼)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풍물을 치는 것을 매구 친다고도 부르는 것이다. (☞ 매귀 항목 참조)
진(晋)나라 종름(宗懍, 500-563?)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당시에 이미 민간의 나의(儺儀)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구역을 해주고 놀이를 하며 향응이나 보수 같은 것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송나라 오자목(吳自牧)의 『몽량록(夢梁錄)』 권6 12월 조에 "신귀, 판관, 종규, 소매 등의 모습으로 분장한 후 징을 치고 북을 두드리며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돈을 구걸한다"와 같이 지신밟기의 모습이 발견된다. 이는 바로 한국 풍물패의 지신밟기에서 풍물패가 각 가정을 방문해 조왕, 문신, 우물신, 성조신, 천룡신, 지신, 측신, 조상신 등에게 기원하고 집안 구석구석의 잡귀를 쫓아내는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므로 한국 풍물패의 지신밟기는 나례의 유풍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수영야류에서는 마을의 자발적 조직인 야류계가 주동이 되어 음력 정월 3-4일경부터 13일까지 지신밟기를 행했다. 지신밟기패가 문전에 당도하면 주인 내외가 상에 쌀과 정화수, 술과 과일 등을 대문 앞에 차려놓는다. 지신밟기패가 마당에서 마당풀이, 성주풀이, 조왕풀이, 장독풀이, 샘풀이, 마구풀이, 도장풀이, 통시풀이 등을 하고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백복래(開門百福來)"라는 대문풀이로 끝맺었다. 지신밟기패는 상 위의 곡식과 돈을 가지고 가서 들놀음의 경비로 사용했다. 지신밟기는 들놀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민속놀이이다.
지신밟기패의 지신밟기 수영야류
참고문헌
- 전경욱, 『한국의 가면극』, 열화당, 2007.
- 정상박, 『수영야류』, 화산문화,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