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장망혜
[ 竹杖芒鞋 ]
〈죽장망혜(竹杖芒鞋)〉는 "죽장망혜 단표자로···"로 시작되는 판소리 단가이다. 〈죽장망혜〉라는 작품명은 가사 첫머리인 "죽장망혜 단표자(竹杖芒鞋單瓢子)로 천리 강산 들어가니 폭포도 장히 좋다마는 여산(廬山)이 여기로다"에서 맨 앞의 '죽장망혜'를 그대로 취해 온 것이다.
〈죽장망혜〉는 중모리장단에 평우조로 되어 있어, 꿋꿋하고 화평한 느낌을 준다. 비교적 고제(古制)에 속하는 단가라 한다. 이 단가는 대지팡이를 짚고, 짚신을 신고, 조롱박만을 찬 간소한 차림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산천을 구경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들어가니', '내려가니', '넘어들어', '찾아드니' 등의 표현은 화자가 실제로 공간을 이동하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공간 이동에 따라 펼쳐지는 광경은 동일한 시간대에 공존할 수 없는 것이다. 즉 화자는 특정 시간에 특정 공간을 이동하면서 어떤 광경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시간과 공간을 마치 시간 여행 하듯 옮겨 다니며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단가 작품이 그러하듯, 사설에 열거되는 명승지는 모두 중국 소재의 공간이며, 그에 관계되는 역사 인물들도 모두 중국 고사에 출처를 두고 있다.
사설을 살펴보면, 그저 자연을 즐기는 질탕한 풍류로서 중국의 명승지를 유람하는 내용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작품에는 역대 인물의 행적이나 업적을 본받으며 안빈낙도(安貧樂道)하겠다는 고고한 의지가 깃들어 있다.
신금홍(申錦紅), 조앵무(曹鸚鵡), 이동백(李東伯, 1866-1949), 이화중선(李花中仙, 1899-1943), 박록주(朴綠珠, 1909-1979), 이소향(李素香, 1916-1985) 등의 유성기 음반 음원이 전한다.
참고문헌
- 「단가 해설」, 『판소리 다섯 마당』, 한국브리태니커, 1982.
-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 최광석, 「단가의 사설 구성 방식」, 『국어교육연구』 31, 국어교육학회,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