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부기
[ 十部伎 ]
십부기(十部伎)는 중국 당나라 태종이 정관(貞觀) 11년에서 16년(637-642) 사이에 제정한 10가지 공연예술이다. 십부악(十部樂)이라고도 한다.
중국의 중원 천하를 통일한 수나라의 문제(文帝, 581-604), 양제(煬帝, 604-617) 및 당나라의 태종(太宗, 626-649)은 황제의 위엄을 높이기 위하여, 이웃 나라의 음악인들을 중국조정에 초청하여 궁중에 머물면서 자국의 음악을 연주하도록 조처했다. 수나라 문제는 개황(開皇, 581-600) 초에 칠부기(七部伎)를 제정했다. 칠부기는 악기연주, 연희, 무용 등을 포함하는 것인데, 국기(國伎, 일명 서량기(西涼伎)), 청상기(淸商伎), 고려기(高麗伎), 천축기(天竺伎), 안국기(安國伎), 구자기(龜玆伎), 중국의 문강기(文康伎, 일명 예필(禮畢))가 그것이다. 이때 백제기와 신라기는 잡악(雜樂)에 들었다. 양제(煬帝) 때 칠부기에 강국기(康國伎), 소륵기(疎勒伎)를 더하여 구부기(九部伎)를 만들었다. 또 당나라 정관 11년에서 16년 사이에 문강기 대신 연악기(燕樂伎)와 고창기(高昌伎)를 더해 십부기를 만들어 속악의 보호와 전수에 힘을 기울였다.
이 중에서 연악기와 청상기만이 중국악이다. 천축기, 안국기, 구자기, 강국기, 소륵기, 고창기는 모두 서역악이다. 천축은 인도, 안국은 부하라(Bukhara), 구자는 천산북로에 위치한 쿠처, 강국은 사마르칸트(Samarkand), 소륵은 중앙아시아의 도시국가인 카시가르(Kashgar), 고창은 현재 중국에 속해 있는 신강성의 투루판 지역이다. 서량기는 구자악과 중국악이 혼합된 것이다. 중국의 수나라와 당나라는 주위 여러 나라들의 악을 받아들여, 다양성과 수준 향상을 추구함으로써 자국의 예술을 풍부하게 발전시켰다.
참고문헌
- 송방송, 『한국음악학의 현단계』, 민속원, 2002.
- 전경욱, 『한국의 전통연희』, 학고재, 2004.
참조어
구부기, 구부악, 십부악, 칠부기, 칠부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