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희근
[ 裵喜根 ]
배희근(裵喜根)은 전남 영광(현재 전남 영광군)에서 태어나 19세기 후반-20세기 전반에 활동한 판소리 명창이며, 정확한 생몰연대는 알 수 없다. 세습예인 집안 출신으로, 판소리 명창 박동실(朴東實, 1897-1968)의 외조부이다. 사승관계에 대한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이건창(李建昌)은 배희근의 〈심청가〉를 들은 감상을 〈영광 사람 배희근은 광대인데 심청가를 지어부르니 비할 바 없이 비장 감개하다(靈光裵希根伶人也作沈靑歌悲壯感慨近所罕有)〉라는 시로 표현한 바 있다.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광대 배희근이 한번 심청가를 부르면(裵伶一駒沈娘歌), 좌상객이 모두 어쩔꼬 탄식하네(裵伶一駒沈娘歌). 초나라 바닷가에 배 떠나가니 가을 빛은 아득하고(楚岸帆回秋色遠), 한나라 궁실의 주렴 말아 올리니 달빛 가득하도다(漢宮簾捲月明多). 북소리 휘몰아쳐 비 오듯 하고(鼓聲驟急全疑雨), 부채 그림자 낮게 드리우니 물결 같구나(扇影低垂半欲波). 말을 멈추어 웃고 우는 것이 꿈같은 세계려니(休道笑啼皆幻境), 백 년의 세월이 이 중에 지나도다(百年幾向此中過)." 『조선창극사』 「배희근」 조에서는 배희근을 서편제 명창으로 분류했다. 성음이 거대하고 목에 호기(豪氣)가 있었다. 청중을 웃기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한다. 이건창이 남긴 한시로 보아 〈심청가〉가 장기였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 유영대, 『심청전 연구』, 문학아카데미, 1989.
- 정노식, 『조선창극사』, 조선일보 출판부,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