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둥이

문둥이

문둥이는 나환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동래야류고성오광대의 문둥이는 양반 신분이 아닌데 반해 통영오광대의 문둥이는 양반이다. 동래야류와 고성오광대의 문둥이는 대사 없이 소고춤만 추는데, 통영오광대의 문둥이는 자탄가를 부르고 소고춤을 춘다.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등 다른 오광대나 야류의 문둥이과장에는 한 명의 문둥이가 등장하지만, 가산오광대진주오광대의 문둥이 과장에는 다섯 명의 문둥이가 등장한다.

동래야류에는 두 명의 문둥이가 등장한다. 문둥이는 신분이 불분명하게 되어 있으나, 양반의 자손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송석하는 문둥이를 "양반의 자손으로서 조상들의 누적된 죄과의 인연으로 불치의 한센병(문둥병)에 걸려 출세하지 못하는 골수에 맺힌 원한과 비분과 통탄을 춤으로 표현한다"라고 했다. 문둥이과장은 대사가 없는 무언극으로 진행된다. 문둥이과장에서는 평복을 입은 문둥이 2명이 등장한다. 먼저 큰문둥이가 왼손에는 소고를, 오른손에는 북채를 들고 두 팔로 얼굴을 가리고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등장한 뒤, 가렸던 팔을 떼고 춤을 추는데 자빠지기도 하고 누워서 뒹굴기도 한다. 이어서 작은문둥이가 등장하여 두 문둥이가 서로 어우러져 한바탕 소고춤을 추고 절룩거리며 퇴장한다. 큰문둥이는 흰 바지저고리에 연한 녹색의 조끼를 입고, 다리에는 대님을 매지 않고 바지를 걷어 올렸다. 맨발에 짚신을 신고, 왼손에 소고를 오른손에 북채를 쥐었다. 작은문둥이는 큰문둥이와 같은 의상과 소도구를 착용하나, 조끼의 색깔만 미색으로 달랐다. 현재는 동일하게 연한 녹색의 조끼를 착용한다.

동래야류 문둥이탈의 주요 재료는 바가지이다. 문둥이탈은 미색 바탕에 검은 반점이 그려졌으며, 왼쪽 눈과 눈썹은 위로, 오른쪽은 아래로 찢어져 있다. 코는 뭉개지고, 입술은 붉고 길며, 입 사이로 이가 2개, 또는 4개가 드러나 있다.

문둥이탈

문둥이탈 동래야류

통영오광대의 문둥이탈마당은 문둥이가 나와 존재의 비극성이 담긴 춤을 추면서 신세 한탄을 하다가 소고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신명을 얻어 새 삶의 지평을 연다. 자신의 조상이 원래 양반이었는데 죄를 많이 지어 천형에 걸렸다고 한다. 양반에 대한 비판을 통해 윤리적 덕목을 강조하며 삶에 대한 비극적 인식을 일깨운다. 문둥이가 법고(小鼓)와 소고채를 든 법고춤을 추므로 이 과장을 일명 법고탈이라고도 한다. 문둥이처럼 손가락을 오그리고 소고와 소고채를 들고 얼굴을 가린 채, 느린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비틀거리며 춤을 추면서 문둥이가 등장하여 한바탕 춤으로 문둥이의 생태를 표현하다가 신세타령을 하고, 다시 잦은 굿거리에 맞추어 춤을 추고 퇴장한다. 통영오광대의 문둥탈과장은 다른 오광대처럼 문둥이의 한만 표현한 것이 아니라, 양반의 선대에 죄를 지어서 문둥이가 되었다고 하여 양반 풍자적인 요소가 가미된 것이 특징이다. 이런 성향은 양반 풍자의 주제가 확산되면서 일어나는 후대의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고성오광대에서 문둥이는 머리에 패랭이를 쓰고, 얼굴에는 물집이 돋고 한쪽 이가 빠진 형태의 진한 밤색 탈을 쓰며, 진한 밤색 천에 붉거나 흰 천을 대어 기운 더그레를 입었다. 허리에는 흰색 베와 붉은색 베로 새끼를 꼰 띠를 매고, 왼쪽 다리에는 붉은 대님을 맸으며, 왼쪽 옆구리에 헌 짚신과 표주박 하나를 달았다. 오광대놀이가 시작되면, 문둥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등장한다. 이때 놀이판 가운데에는 중북과 북채가 놓여 있다. 문둥이는 놀이판 중앙에 와서 가렸던 손을 내리고, 양 손가락을 안으로 구부려 마치 손가락이 없는 것처럼 하고 손을 떨면서 춤을 춘다. 문둥이는 춤을 추면서 다리 하나를 뻗정다리로 뻗어서 떨면서 끌기도 하고, 오른손을 높이 들어 떨기도 하고, 땅에서 무엇을 집어먹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몸을 굽혀서 북과 북채를 잡으려다가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것은 문둥이의 손가락이 문드러졌기 때문이다. 마침내 북을 집은 문둥이는 능숙하게 북을 다루면서 슬픔과 흥분이 엇갈린 북춤을 한바탕 춘다. 문둥이춤이 끝나갈 무렵 굿거리장단이 덧배기장단으로 바뀌면서, 잠깐 문둥이가 덧배기춤을 추고 퇴장한다. 추한 모습의 문둥이 자신은 양반의 자손으로서, 조상들의 누적된 죄과의 업보로 불치의 한센병(문둥병)에 걸려 출세치 못하고 골수에 맺힌 원한과 비분통탄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나, 그래도 양반이라는 특권에 만족하여 흥겨운 춤으로 한때 자아도취(自我陶醉)되는 인물로서 추(醜) 속에서 미(美)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성오광대의 문둥이탈은 나무탈이며, 얼굴 바탕이 갈색이며 입술은 밤색이다. 입은 약간 벌린 상태인데, 윗입술에 이를 다섯 개 남겨두었다. 두 눈은 동그랗게 뚫려 있는데, 얼굴에는 이마에 6군데, 코에 3군데, 양쪽 볼과 턱에 모두 16개 이상 천형(한센병(문둥병))의 흔적이 있다. 병력의 흔적은 나무탈 위에 석고를 붙이고 탈 전체에 진한 갈색의 색칠을 한 다음, 석고 부분만 긁어내서 만들었다. 현재 사용되는 문둥이탈은 종이탈이다. 마치 액체 덩어리가 흘러내리는 듯 표현되어 얼굴 전체가 불균형적이고 일그러져 있음을 강조했다. 얼굴 바탕은 적갈색이며, 타원형으로 뚫은 입 주변을 흰색으로 칠해 치아를 묘사했다.

가산오광대에서 문둥이들은 가산오광대 문둥이과장에서 도문둥이가 앞장서서 등장하면 그 뒤를 이어 나온다. 첫째 문둥이는 입찌그랭이며 절름발이에 곰배팔이다. 둘째 문둥이는 형상은 코빠진 놈이요, 안팎 꼽추로서 가장 흉한 모습을 하고 있다. 셋째 문둥이는 눈찌그랭이에 다리를 저는 모습을 하고 있다. 마지막 문둥이는 귀가 빠졌고 다리를 저는 모습을 하고 있다. 문둥이들은 처량하게 병신 짓으로 덧배기춤을 추고 춤이 멈추면 도문둥이를 선두로 구경꾼들에게 동냥하며 장타령을 합창한 후 투전을 일삼는다. 개평을 달라는 어딩이의 요구를 무시하다 순사에게 잡혀서 고초를 치르게 된다.

도(都)문둥이는 가산오광대에서 다섯 문둥이의 우두머리 행세를 하는 인물이다. 가산오광대 문둥이과장에서 도문둥이가 앞장서서 등장하면 그 뒤를 이어 입찌그랭이·코빠진놈·눈찌그랭이·귀빠진 놈·안팎곱추·절름발이·곰배팔이 등 겹병신 모습의 문둥이 4인이 들어와서 처량하게 병신 짓으로 덧배기춤을 추게 된다. 이어 춤이 멈추면 도문둥이를 선두로 구경꾼들에게 동냥하며 장타령을 합창한 후 투전을 일삼고 개평을 달라는 어딩이의 요구를 무시하다, 순사에게 잡혀서 고초를 치르게 된다. 가산오광대의 도문둥이탈은 바가지로 만든다. 얼굴은 전반적으로 짙은 갈색이며, 검은색·밤색의 얼룩이 있다. 동그랗고 울퉁불퉁한 돌출을 통하여 피부병의 자국을 표현하고 있다. 눈에는 구멍을 뚫었고, 눈 주위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테두리를 했으며, 눈썹은 없다. 코는 거의 문드러졌으며 콧구멍이 뚫려 있고, 구멍 주위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 테두리를 했다.

가산오광대의 문둥이탈은 바가지로 만든다. 얼굴은 전반적으로 짙은 갈색이며, 검은색·밤색의 얼룩이 있다. 동그랗고 울퉁불퉁한 돌출을 통하여 피부병의 자국을 표현하고 있다. 눈에는 구멍을 뚫었고, 눈 주위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테두리를 했으며, 눈썹은 없다. 코는 거의 문드러졌으며 콧구멍이 뚫려 있고, 구멍 주위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 테두리를 했다. 입의 모양은 문둥이들에 따라 각각 다르다. 오른쪽으로 치켜 올라간 것, 왼쪽으로 치켜 올라간 것 등이 있으며 구멍을 뚫었다. 이는 흰색의 삼각형 모양으로 표현해 날카롭게 보인다. 문둥이에 따라 치아의 수는 4, 5, 6, 8, 14개 등 다양하며 불규칙하게 어긋나 있다.

문둥이탈

문둥이탈 가산오광대

참고문헌

  • 김경남, 『동래야류』, 화산문화, 2000.
  • 심상교, 『고성오광대』, 화산문화, 2000.
  • 이훈상, 『가산오광대』, 국립문화재연구소, 2004.
  • 전경욱, 「가산오광대 연희본」, 『한국민속학』 27, 한국민속학회, 1995.

참조어

도문둥이, 문둥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