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창극

[ 唱劇 ]

요약 서양의 오페라식으로 판소리를 무대화시킨 새로운 형태의 극음악. 일명 국극.

새롭게 무대화시킨 창극은 여러 면에서 와 구분된다. 어느 이야기의 줄거리에 나오는 인물이 배역(配役)별로 등장하는 점, 그리고 무대 장치와 소도구 및 배역에 맞는 복식이 사용된 점이 외형적인 차이점이다. ·····엇모리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 즉 내적인 창극의 음악은 판소리와 대동소이하다. 판소리의 전통적인 다섯마당 외 새로운 사극(史劇)이나 전설(傳說) 등의 이야기를 무대화시킨 것도 창극의 특이한 점이다.

〈연혁〉 초창기 창극의 뿌리는 1902년(광무 6) 궁내부 산하에 두었던 (協律社)와 관련됐으나, 본격적인 창극의 태동은 1908년에 설립된 (圓覺社)에서 시작됐다. 원각사는 1908년 궁내부 대신 이용익(李容翊)이 융희황제(隆熙皇帝)의 교지에 따른 내탕금(內帑金)으로 지금의 새문안교회 자리에 세운 로마식 원형극장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극장인 원각사 안에 협률사라는 전속 창극단을 두고 운영하였다.

원각사의 설립 당시 소속된 창부 김창환(金昌煥) 외 40여 명과 (歌妓) 24명은 1908년 12월 (李人稙)의 "은세계"(銀世界)라는 신연극을 김창환 주역으로 무대에 올렸다. 그 "은세계"는 당시 탐관오리(貪官汚吏) 정감사(鄭監司)와 최병도(崔丙陶)의 실화(實話)를 토대로 만든 대본을 강용환(姜龍煥)이 무대화시킨 이른바 ""(崔丙陶打鈴)이었다. 이것이 공식적으로 무대에 올린 최초의 창극 작품이다.

당시의 신연극(新演劇)은 판소리를 개량한 창극을 뜻하는 용어였고, 구연극(舊演劇)은 판소리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협률사와 원각사에서 벌린 창극활동의 주역은 김창환·강용환······ 등의 판소리명창들이었다. 1909년 11월 이후 원각사의 폐쇄와 함께 창극활동은 당시 등장한 (光武臺 1907)·(演興社 1907)·(長安社 1908)·(團成社) 같은 사설극장에서 전통연희와 함께 전개됐다.

1934년 (朝鮮音律協會)의 후신으로 설립된 (朝鮮聲樂研究會)는 직속단체인 (唱劇座)의 이동백·송만갑·정정렬·김창룡을 중심으로 ·오태석·정남희···········강성재· 및 여류명창 ········박소군을 중심으로 (東洋劇場)에서 창극활동을 아래에 정리했듯이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조선성악연구회 주최로 공연한 창극종목 일람표

조선성악연구회 주최로 공연한 창극종목 일람표
창극 종목 연월일 기간 공연 장소

춘향전(春香傳)

미상

미상

[동양극장]

흥보전(興甫傳)

1934.11.6

1일간

동양극장

배비장전(裵裨將傳)

1936.2.9~11

3일간

동양극장

유충렬전(劉忠烈傳)

1936.6.8~11

4일간

부민관(府民館)

춘향전(春香傳)

1936.9.24~28

5일간

동양극장

유충렬전(劉忠烈傳)

1936.10.2~3

2일간

광무극장

흥보전(興甫傳)

1936.11.6~10

5일간

동양극장

심청전(沈淸傳)

1936.12.15~17

3일간

동양극장

심청전과 춘향전

1936.12.18~20

3일간

동양극장

심청전과 춘향전

1937.1.31~2.2

3일간

금천대좌

숙영낭자전(淑英娘子傳)

1937.3.26~4.4

7일간

동양극장

배비장전(裵裨將傳)

1937.3.3

1일간

동양극장

편시춘(片時春)

1937.6.10~14

5일간

동양극장

춘향전(春香傳)

1937.9.12~16

7일간

동양극장

토끼타령(가면극)

1938.3.13~17

5일간

동양극장

옹고집전(雍固執傳)

1938.8.8~12

5일간

동양극장

농촌야화(農村夜話)

1938.10.4~5

2일간

동양극장

심청전과 춘향전

1939.10.7~16

11일간

동양극장

옥루몽(玉樓夢)

1940.2.20

며칠간

제일극장

1940년대 전후 등장한 (花郞唱劇團 1939)·(東一唱劇團 1939)·(朝鮮唱劇團 1942)은 창극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판소리 다섯마당 외 새로운 사극이나 이야기를 창극화하여 무대에 올려놓음으로써 창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일제 말기부터 및 1950년대까지 공연된 중요 창극종목을 (朴晃)의 『』(唱劇史研究)에서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일제 말기 및 1950년대까지 공연된 창극 종목 일람표

일제 말기 및 1950년대까지 공연된 창극 종목 일람표
연도 작품명 작자 연출자 창극단 공연장

1939년

봉덕사(奉德寺)의 종소리

김용성(金龍成)

조상선(趙相鮮)

화랑창극단(花郞唱劇團)

서울 및 지방

1939년

일목장군(一目將軍)

김아부(金亞夫)

김아부(金亞夫)

동일창극단(東一唱劇團)

서울 및 지방

1940년

어촌야화(漁村夜話)

김용성(金龍成)

박진(朴珍)

창극좌(唱劇座)

서울 및 지방

1942년

항우(項羽)와 우미인(虞美人)

이운방(李雲芳)

박진

조선창극단(朝鮮唱劇團)

서울 및 지방

장화홍련전(薔花紅蓮傳)

박진(朴珍)

박진

조선창극단

서울 및 지방

1945년

대흥보전(大興甫傳)

박황(朴晃)

조상선

광주성악연구회(光州聲樂研究會)

호남 및 지방

1947년

장화홍련전

박진(朴珍)

김연수(金演洙)

김연수창극단(金演洙唱劇團)

서울 및 지방

아랑애화(阿娘哀話)

고려성(高麗星)

박진

국극사(國劇社)

서울 및 지방

1948년

선화공주(善花公主)

유성촌(柳星村)

안영일(安寧一)

국극사

서울 및 지방

고구려의 혼(魂)

김아부(金亞夫)

박진

국극협회(國劇協會)

서울 및 지방

논개(論介)

고려성

박진

조선창극단

서울 및 지방

왕자호동(王子好童)

고려성

박진

조선창극단

서울 및 지방

1949년

왕자사유(王子斯由)

박황(朴晃)

이진순(李眞淳)

국극협회

서울 및 지방

예도성(濊都城)의 삼경(三更)

박황

이유진(李有眞)

국극협회

서울 및 지방

단종과 사륙신(死六臣)

김아부

박진

김연수창극단

서울 및 지방

1950년

만리장성(萬里長城)

추해상(秋海常)

박춘명(朴春明)

국극사

서울 및 지방

탄야곡(嘆夜曲)

박황

이유진

국극협단(國劇協團)

서울 및 지방

1951년

오월몽(五月夢)

이일파(李一波)

박후성(朴厚性)

대동국악단(大東國樂團)

대구(大邱)

검백(劍白)과 공주

허빈(許濱)

박후성

대동국악단

대구

평화(平和)의 쇠북소리

박영진(朴英珍)

김연수

우리국악단

삼남 및 지방

님은 가시고

박황

이부풍

국악사(國樂社)

삼남(三南)

흑진주(黑眞珠)

고려성

박진

우리국악단

삼남

1952년

열녀화(烈女花)

김성민(金成民)

이부풍(李扶風)

국극사

삼남 및 지방

임진왜란과 계월향(桂月香)

김연수(金演洙)

박진

우리국악단

삼남 및 지방

추연송(秋蓮松)

박영진

박진

우리국악단

삼남

1953년

운곡사(雲谷寺)의 비화(秘話)

박황(朴晃)

박후성

국악사

삼남 및 지방

일편단심(一片丹心)

박황

이유진

국악사

삼남 및 지방

사도세자(思悼世子)

박황

박진

국악사

삼남 및 지방

1954년

애모랑(愛毛郞)과 더벅머리

김향(金鄕)

김향

국극사

삼남 및 지방

월하삼경(月下三更)

백완(白浣)

백운(白雲)

국극사

삼남 및 지방

1955년

한양은 천리원정(千里遠情)

백완

백운

국극사

삼남 및 지방

유관순(柳寬順)

백완

백완

국극사

삼남

1958년

고제(古制) 춘향전(春香傳)

박황

박진

시범국극단(示範國劇團)

서울

대심청전(大沈淸傳)

박황

박진

시범국극단

서울

1945년 해방 이후 (大韓國樂院)의 직속단체인 (國劇社) 및 (國劇協會)·조선창극단(朝鮮唱劇團)·(金演洙唱劇團) 등의 사설 창극단이 6·25사변 이전까지 창극활동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전쟁 중에 대동국악사(大東國樂社)··국악사(國樂社) 등의 창극활동이 지속됐다.

1953년부터 1960년 이전까지의 창극활동은 주로 여성단원으로 구성된 여러 사설 창극단에 의해서 서울과 지방에서 무질서하게 계속됐다. ······우리국악단·진경여성국극단··보랑국극단·아리랑여성국극단··송죽여성국극단·아랑여성국극단·별여성국극단 등이 모두 여성창극단체였다. 1960년대에 이르러 국립극장 산하단체로 이 설립됨으로써 창극활동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참고문헌

  • 『한국음악용어론』 송방송, 권5.2079~83쪽
  • 『증보한국음악통사』 송방송, 서울: 민속원, 2007년, 527~33쪽
  • 『文藝總鑑』, 서울: 한국문화예술진흥원, 1976년, 269, 273~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