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사람

걸어가는 사람

[ Walking Man ]

요약 스위스의 조각가이자 화가인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작품으로 비정상적으로 길게 늘어뜨린 거칠고 앙상한 인체를 빌려 극한에 놓인 인간의 고독한 실존을 형상화했다. 고독을 응시하는 깊은 통찰력이 돋보이며,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원어명 L'homme qui marche
작가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종류 조각(브론즈)
크기 183x26x95.5cm
제작년도 1960년
소장 런던 내셔널 갤러리

스위스 태생의 (1901~1966)는 철학자이자 작가인 (Jean-Paul Sartre)와의 우정 덕분에 와 가장 긴밀한 관련이 있는 미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걸어가는 사람》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을 예술로 승화시킨, 실존적 고뇌에 찬 인간의 침식되어버린 정신세계를 반영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자코메티는 (Emile Antoine Bourdelle)에게서 조각을 배웠고, 콩스탕탱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şi)와 자크 립시츠(Jacques Lipchitz)를 통해 입체주의와 구성주의에 영향을 받은 실험적인 작품을 제작했다. 1930년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과의 만남 이후 초현실주의자들과 교류를 가졌으며, 1939년에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를 만나 친구가 되었다.

자코메티는 1935년 인체의 형상에 대한 관찰을 중심으로 작품을 제작하려는 의도에서 초현실주의로부터 탈피하여 다시 실물 습작을 하기 시작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자 했던 그는 형태를 점점 더 단순화시켰다. 인체의 외형을 형성하는 겉치레의 모든 장식과 표정, 동작 그리고 근육의 살점마저 철저히 들어내 버리고, 시선에 방해가 될 만한 것은 생략했다. 부피도 무게도 없이 가늘고 긴 골격만을 지닌 채 불안하게 서 있는 외로운 인물상, 이것이 바로 자코메티가 바라본 인간의 모습이다.

자코메티는 비정상적으로 길게 늘어뜨린 거칠고 앙상한 인체를 빌려 극한에 놓인 인간의 고독한 실존을 형상화했다. 이것은 2차 세계대전이 가져온 잔혹한 파괴와 대량학살 그리고 전후의 삶과 정신의 위기상황에서 희망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는 인간의 허무와 고독을 응시한 결과였다. 따라서 그의 인체상은 이러한 비인간화된 문명에서 비롯된 황폐한 정신적 상황과 실존적 고독의 상징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부르델 이전의 조각에서처럼 인체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찾아볼 수 없다. 존재와 허무 사이에서 고뇌하며 인간의 실존적 고독을 극한에까지 응시하는 그의 절망적인 예술 행위가 전통적인 인체미학을 전복하고 해체시켜 버린 것이다. 존재와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명징한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작품은 사실주의를 표방한 그 어느 작품보다도 강렬한 리얼리티를 느끼게 해준다.

《걸어가는 사람》은 똑같은 에디션이 여섯 점 있는데, 그 중 한 점이 2010년 2월 소더비 런던 경매에서 6,500만 파운드(1억 432만 7천 달러)에 팔려 세계 경매사상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는 2004년 소더비 뉴욕에서 1억 416만 8천 달러에 팔린 피카소(Pablo Ruiz y Picasso)의 《파이프를 든 소년》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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