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트리 데비

요약 인도 자이푸르 왕국의 마지막 왕비이자 정치가이다. 토후국 공주로 태어나 자이푸르 왕의 세 번째 부인이 되었으며, 1962년 의회에 진출하여 3선에 성공하였다.

1919년 인도 서벵골 지역의 토후국(土侯國) 쿠츠 베하르(Cooch Behar)의 공주로 태어났다. 인도 산티니케탄의 비스타바라티대학교(Visva-Bharati University)의 파타바바나(Patha Bhavana)와 영국의 런던비서학교에서 공부하였으며, 1940년 5월 토후국 자이푸르의 왕 사와이 만 싱 2세(Sawai Man Singh II)와 결혼하여 그의 세 번째 왕비(Maharani)가 되었다.

결혼 후 인도에서 여성들이 남편이나 직계가족 외에 다른 남자들과 접촉하는 엄격하게 금지하는 이른바 '푸르다(purdah)' 관습을 타파하는 데 앞장섰으며, 여성교육에도 관심을 가져 1943년 자이푸르에 자신의 이름을 딴 마하라니가야트리데비여자학교(Maharani Gayatri Devi Girls' School； MGD Girls' School)를 설립하였다.

인도의 독립과 분열, 왕국의 합병을 겪은 뒤 1962년 국회의원에 출마하여 압도적 득표로 당선되었으며, 스와탄트라당(Swatantra Party) 소속으로 인디라 간디가 이끄는 인도국민회의파(Indian National Congress)에 맞서 정치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며 3선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1971년 당시 총리인 인디라 간디의 왕족 탄압 정책에 따라 토후국 왕실에 종신연금격으로 교부되던 내탕금(內帑金)과 모든 특권이 폐지되었고, 가야트리 데비는 탈세 혐의로 기소되어 티하르교도소에서 5개월간 복역하였다. 이후 정계에서 물러났으며, 만년까지 자이푸르의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패션잡지 《보그 Vogue》에서 '세계 10대 미인'의 한 사람으로 선정하였을 만큼 미모가 출중하였으며, 인도의 전통의상인 사리(Sari)를 세계에 알리는 등 한때 인도의 패션 아이콘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1976년 산타 라마 라우(Santha Rama Rau)와 함께 자서전 《A Princess Remembers》(국내에서는 《내 사랑 인도》라는 제목으로 발간)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