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게 하는 뮤즈들

불안하게 하는 뮤즈들

[ The Disquieting Muses ]

요약 이탈리아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이끈 조르조 데 키리코의 작품으로 문명과 문화에 대한 회의와 도시의 소외를 다루었다.
작가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
종류 캔버스에 유채
크기 97×67cm
제작년도 1925년
소장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조르조 데 키리코(1888~1978)는 초현실주의자들에게 그들의 선조로서 추앙받는 이탈리아의 화가이다. 그는 초현실주의가 존재하기 이전에 몽환적이며 환상적인 그림을 제작하였고,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감을 담은 도시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그리스에서 태어난 그는 고전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에서 회화를 공부하면서 아놀드 뵈클린, 막스 클링거의 환상적인 작품과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에 심취하였다. 1911년 파리에 거주하면서부터는 아방가르드 미술에 관심을 기울였고, 1915년 이탈리아로 돌아와 카를로 카라, 조르조 모란디 등과 함께 형이상학적 회화(피투라 메타피지카)라는 미술운동을 전개하였다. 

《불안하게 하는 뮤즈들》은 형이상학적 회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그의 대표작이다. 데 키리코는 넓은 공간과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 서로 조화되기 어려운 사물을 한자리에 배치하여 마치 꿈과 같은 비현실적인 세계를 창조해냈다. 작품의 배경은 그가 당시 살았던 북부 이탈리아의 도시 페라라의 중앙 광장으로 화면 상단에는 봉건귀족 에스테가(家)의 저택이 우뚝 솟아 있다. 전면에는 인물을 대신한 듯 혹은 고대의 여신 조각상을 대체한 듯 보이는 마네킹이 한 쌍 등장하여 기묘한 분위기를 더한다.


연극의 무대처럼 가파른 원근법으로 표현된 도시의 광장, 그 속에 있는 인체 모양의 형상은 이제 더 이상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가 아닌 얼굴 없는 마네킹으로 존재할 뿐이다. 하늘빛은 짙고 무거우며, 멀리 보이는 공장의 굴뚝과 르네상스식 저택이 묘한 대조를 보인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작품 전체에 우울한 장막을 드리운다. 데 키리코의 회화는 오브제와 풍경, 빛과 원근법이 작가의 임의에 따라 더해지고 빼지면서 비현실적이고 환영적이며 암시적인 하나의 공간을 형성한다. 이러한 그의 작품은 문명에 대한 회의와 인간 본연의 고독, 소외, 절망감을 드러낸다.  

데 키리코는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 이브 탕기, 막스 에른스트 등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그의 '도시의 소외' 모티프는 훗날 조지 그로스 같은 화가의 작품에도 차용되었다. 이 작품은 그가 1917년경 페라라 시기에 그렸던 같은 제목의 그림을 1925년 개작한 것으로 그림자가 다소 차갑고 밝아진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차이는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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