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덴탈리즘

옥시덴탈리즘

[ Occidentalism ]

요약 동양의 관점에서 동양과 구별되고 대립되는 서양(Occident)에 관한 왜곡되고 고정된 이미지나 편견을 형성하는 인식이나 태도.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은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났지만, 동일한 인식 구조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오리엔탈리즘이 ‘서양에 의해 구성되고 날조된 동양’에 관한 인식이라면, 옥시덴탈리즘은 ‘동양에 의해 구성되고 날조된 서양’에 관한 인식이다.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adie Said, 1935~2003)는 1978년에 발간된 <오리엔탈리즘>에서 서구 국가들이 비서구 사회를 지배하고 식민화하는 과정에서 동양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태도를 어떻게 형성하고 확산시켜 왔는가를 분석했다. 사이드는 이 책에서 오리엔탈리즘을 동양과 서양의 이분법적인 구별에 기반한 대립적 사고 방식이자,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하며 억압하기 위한 서양의 제도 및 스타일이라고 정의한다. 사이드에 따르면 서구에서 말하는 동양이나 동양적인 것은 서구인들의 편견이 만들어낸 허상(虛像)에 지나지 않는다. 동양은 비합리적이고 열등하며 도덕적으로 타락되었고 이상(異常)하지만, 서양은 합리적이고 도덕적이며 성숙하고 정상(正常)이라는 식의 인식을 만들어오면서 서구 국가들은 동양에 대한 지배를 정당화해왔다.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은 오리엔탈리즘과는 반대로 서양은 비인간적이고 천박하며 물질적이지만, 동양은 인간적이며 고상하고 정신적이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구별을 통해 서양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편견을 형성한다. 이러한 인식은 서양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낳으며, 동양의 전통에 대한 지나친 강조와 예찬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오늘날 서양의 문화와 사상에 환경 위기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고, 전통적인 동양의 문화와 사상을 그 대안으로 강조하는 태도가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동양과 서양을 단일한 사회로 규정하여 각 사회의 지역적 전통과 현실의 차이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때문에 현실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분석 대신에 과거 봉건 시대의 산물인 전통 사상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여 보수주의와 신비주의의 태도만을 강화할 뿐이다. 오리엔탈리즘과 옥시덴탈리즘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옥시덴탈리즘은 오리엔탈리즘의 뒤집힌 형태이며 동양과 서양을 구별짓고 대립시킨다는 점에서 동일한 특징을 지닌다.

옥시덴탈리즘은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에서도 오리엔탈리즘의 거울 개념으로 표현된 바 있지만, 그것이 학계(學界)에서 널리 쓰이게 된 것은 2000년대 이후의 일이다. 샤오메이 천(Xiaomei Chen)은 2001년 발간한 <옥시덴탈리즘-마오쩌둥 이후 중국의 대항담론(Occidentalism : a theory of counter-discourse in post-Mao China)>이라는 책에서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이라는 개념을 기초로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 이후 중국에서 나타난 서양 문화에 대한 태도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2004년 이언 바루마(Ian Buruma)와 아비샤이 마갤릿(Avishai Margalit)는 <옥시덴탈리즘-반서양주의의 기원을 찾아서(Occidentalism-The West in the eyes of its enemies)>라는 책을 발간해 옥시덴탈리즘을 둘러싼 학계의 논의를 확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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