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길

요약 한국 초기 천주교회의 순교자이다. 심한 박해 속에서도 중국인 신부 주문모를 입국시켜, 자신의 집에 숨어 살게 하면서 포교 활동을 하게 했다.

세례명은 마티아이다. 역관(譯官)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1801년 순교한 인철(仁喆：이냐시오)이 동생이다. 같은 역관 출신이자 천주교 신자인 김범우(金範禹)와 가까이 지내면서 김범우의 집에서 열리는 신앙집회에 권일신(權日身)·정약종(丁若鍾)·이벽(李檗) 등과 함께 자주 참석하였는데, 이벽으로부터 교리를 배워 입교(入敎)하였다.

1785년(정조 9) 형조에서 천주교도의 비밀집회를 적발한 을사추조적발사건(乙巳秋曹摘發事件)에 연루되어 장형(杖刑)을 받고 방면되었고, 1791년 신해교난(辛亥敎難) 때도 체포되었다가 방면되었다. 심한 박해와 위험 속에서도 윤유일(尹有一)·지황(池璜)·최창현(崔昌顯) 등과 함께 성직자 영입을 위하여 여러 가지로 노력한 결과, 1795년 중국인 신부 주문모(周文謨)를 입국시켜 서울 계동(桂洞)에 있는 자신의 집에 은거(隱居)하게 하면서 포교 활동을 시작하였다.

서울에 잠입한 주문모에게 체포령이 내려졌는데, 교인 한영익(韓永益)이 신부의 거처를 밀고하여 포졸들이 그의 집을 덮쳤지만, 신부를 재빨리 다른 곳으로 피신시키고 자기가 신부인 양 꾸며 대신 체포되었다. 그러나 신부가 아님이 밝혀지고 주문모를 입국시킨 주동자임이 드러나, 윤유일·지황과 함께 1795년 장살(杖殺)되었고, 시체는 강물에 던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