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본주의의 발달

금융자본주의의 발달

‘금융자본(Financial Capital)’ 혹은 ‘금융자본주의(Financial Capitalism)’란 개념은 힐퍼딩이 맨처음 체계적으로 사용하였다. 그는 1910년에 발간한 <금융자본론>에서 은행이 창업자 이득을 얻기 위해 기업들의 적 결합을 촉진한다고 주장하면서, 은행자본과 이 밀접하게 융합된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를 20세기 초반에 나타난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분석하였다. “현대 자본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집적 집중 과정인데, 이 과정은 한편에서는 과 의 형성을 통해 자유경쟁을 제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을 더욱 밀접하게 관련시키고 있다. ··· 자본은 이 관련을 통해 금융자본의 형태(자본의 최고의 그리고 가장 추상적인 현상 형태)를 취하게 된다.”(힐퍼딩)

제도는 사회의 소액 화폐를 모아 기업을 기능하는 자본(資本)으로 바꾸는 데 도움을 주어 자본의 집적과 집중을 더욱 촉진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은행은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은행과 산업의 장기 신용 관계가 발달하고, 은행의 증권 업무 등이 발전해 가면서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융합(融合)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생산에서 자본이 집적·집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은행업에서도 소수의 독점이 형성되면, 독점적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이 결합하여 금융자본의 지배가 나타났다.

힐퍼딩은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20세기 초반에 거대한 금융자본이 카르텔(cartel, 기업연합), 트러스트(trust, 기업합동)로 독점화한 산업자본과 결합하여 한 나라의 경제와 정치를 지배하는 금융과두지배(金融寡頭支配)가 나타나고 있으며, 자본주의가 경쟁적인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의 발전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나아가 그는 금융자본주의가 조직된 자본주의(organised capitalism)의 출현을 가져와 궁극적으로는 출현의 물질적 기초를 형성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힐퍼딩의 금융자본주의 이론은 카르텔, 트러스트와 같은 독점적 결합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자본주의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여 경제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특히 레닌(Vladimir Il'ich Lenin, 1870~1924)은 1917년에 간행된 <론(Imperialism)>에서 힐퍼딩의 금융자본주의 이론을 계승하여 20세기 제국주의 분석의 중심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레닌에 따르면, 금융자본의 형성은 거대한 소수의 독점기업이 지배적인 힘을 확립하는 자본주의의 독점적 발전 단계의 중요한 특징이다. 레닌은 '자본 일반의 지배로부터 금융자본 지배로의 전환'이 나타난 독점자본주의 단계에서 금융자본은 자신의 수중에 화폐와 사회적 힘을 집중시키고 유일한 집합적 자본가로 활동하여 모든 상업적·산업적 활동뿐 아니라 정부 활동마저도 자신의 의지에 종속시킨다고 보았다. 그리고 '독점자본주의 단계로의, 즉 금융자본으로의 자본주의의 이행은 세계의 분할을 위한 투쟁'을 격화시키고, 마침내 금융과두제(financial oligarchy)의 지배를 받는 국가들간의 경쟁이 고조되어 제국주의 전쟁이 일어난다고 주장하였다. 곧 레닌에 따르면 20세기의 제국주의는 '독점체와 금융자본의 지배가 달성되고, 자본의 수출이 큰 중요성을 획득하며, 국제적 트러스트 간의 세계 분할이 시작되고, 최강의 자본주의 권력들 간에 세계의 모든 영토의 분할이 완결되는 발전단계의 자본주의'를 뜻한다. 

이처럼 금융자본주의는 자본의 소유와 기능이 분화되어 은행을 매개로 자본의 집적과 집중이 더욱 가속화한 20세기 초반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독점자본주의 단계에 이르러 거대 은행자본과 독점 산업자본이 융합해 금융자본을 형성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금융과두제가 성립된 시기이다. 금융과두제는 제국주의의 경제적 기초가 되었으며, 세계대전 발생의 배경이었다. 힐퍼딩과 레닌의 금융자본주의 이론은 금융 부문의 확대, 은행과 산업의 융합과 독점체의 형성 등 20세기 초반에 나타난 자본주의의 변화를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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