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핼리

요약 미국의 추상화가. 1980년대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 이론을 바탕으로 '네오-지오 Neo-Geo' 이론을 정립하였다. 그의 추상적인 기하형태는 현대인의 고립된 일상을 교묘하게 재현하고 있다.

195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예일대학교에서 미술사를 공부하였고, 뉴올리언스대학교에서 미술실기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8년 뉴올리언스 현대미술센터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으며, 1980년 뉴욕으로 돌아와 P.S.122에서의 개인전과 함께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핼리는 대학 시절부터 과 후기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가졌으며, 당시 세계미술의 조류를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1981년부터 자신의 입장을 글로 발표하였고 애슐리 비커튼(Ashley Bickerton), 제프 쿤스(Jeff Koons), 메이어 바이스만(Meyer Vaisman) 등과 함께 '미술과 복제품'(1986년), '문화적 기하양식'(1987년) 등의 국제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Jean Baudrillard)의 시뮬라시옹 이론을 바탕으로 '네오-지오 Neo-Geo'이론을 정립하였다. '네오-지오'는 '신기하학적 개념주의 Neo-Geometric Conceptualism'의 줄인 말로, 1980년대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 '차용 appropriation'이라는 용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핼리는 네오 지오 단체전을 통해 미술계에 입지를 다진 후 이론과 작품 활동 모두에서 네오 지오의 선구적 역할을 하였다.

핼리의 작품 주제는 현대의 '기하학적 생활'의 모의적 체감에 있었다. 그의 작품은 언뜻 1960년대의 하드 에지(Hard-Edge)와 같은 양식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그는 회화 공간에는 그리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는 감방과 같이 밀폐된 공간, 전화선과 컴퓨터, TV 네트워크에 의해서만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현대인의 고립을 기묘한 추상적 형태로 교묘하게 재현하였다.

의 비판으로서 그 형식을 차용한 핼리의 작품은 추상적인 기하형태도 결국은 이며, 이 기하형태라는 것이 현대 산업사회 이후 인류의 삶과 사고를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 작품에는 《Black Cell》(1985), 《A Perfect World》(1993), 《The Time Machine》(2002), 《Untitled - Red Prison, Yellow Cell》(2003) 등이 있다. 또한 《기하형상의 위기》(1984) 등 많은 글을 발표해 왔으며, 1988년과 1997년 에세이 모음집이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