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과 청 시대의 황릉

요약 중국 장쑤성과 베이징, 후베이성과 허베이성, 랴오닝성 등에 산재한 명나라와 청나라 황제의 능묘로, 2000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 2003년과 2004년에 지정 범위가 확장되었다.

중국의 수도 과 장쑤성 시[南京市], 후베이성 중샹시[鐘祥市], 허베이성 쭌화시[遵化市]·이현[易縣], 랴오닝성 시[瀋陽市]·신빈만족자치현[新賓滿族自治縣] 등지에 산재한 명나라와 청나라의 황제 및 공신들의 무덤을 가리킨다. 14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존속한 두 왕조의 문화적·건축학적 전통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들로서 2000년 중샹시의 명현릉(明顯陵)과 쭌화시의 청동릉(清東陵), 이현의 청서릉(清西陵)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후 2003년 베이징의 명십삼릉(明十三陵)과 난징시의 명효릉(明孝陵)이 확장 지정된 데 이어 2004년에는 선양시의 복릉(福陵)과 소릉(昭陵), 신빈만족자치현의 영릉(永陵)이 확장 지정되어 지금의 규모를 갖추었다.

지정된 면적은 3435ha이며, 주변의 완충지역(Buffer zone) 면적은 2만 3429ha이다. 지정 면적에 포함된 명현릉은 명나라의 제11대 황제인 (嘉靖帝)의 아버지 흥헌왕(興獻王) (朱祐杬)과 생모인 자효헌황후(慈孝獻皇后) 장씨(蔣氏)의 합장묘이다. 청동릉은 청나라 황제인 (順治帝)의 효릉(孝陵)과 (康熙帝)의 경릉(景陵), (乾隆帝)의 유릉(裕陵), (咸豐帝)의 정릉(定陵), (同治帝)의 혜릉(惠陵)을 주축으로 하여 자희태후(慈禧太后；)를 비롯한 황후·비빈·공주 등 161명이 묻힌 15기의 무덤을 포함한다. 청서릉은 청나라 황제인 (雍正帝)의 청태릉(清泰陵)과 가경제(嘉慶帝)의 청창릉(清昌陵). 도광제(道光帝; )의 청모릉(清慕陵), (光緒帝)의 청숭릉(清崇陵)을 주축으로 하여 황후·비빈·공주 등 76명이 묻힌 14기의 무덤을 포함한다.

명십삼릉은 13명의 명나라 황제의 능묘가 모여 있는 곳으로, (永樂帝)의 장릉(長陵)을 중심으로 하여 (洪熙帝)의 헌릉(獻陵), (宣德帝)의 경릉(景陵), 천순제(天順帝)의 유릉(裕陵), (成化帝)의 무릉(茂陵), (弘治帝)의 태릉(泰陵), (正德帝)의 강릉(康陵), 가정제(嘉靖帝)의 영릉(永陵), (隆慶帝)의 소릉(昭陵), (萬曆帝의 정릉(定陵), (泰昌帝)의 경릉(慶陵), (天啓帝)의 덕릉(德陵), (崇禎帝)의 사릉(思陵)이 둘러싸고 있다. 명효릉은 명나라 태조 (朱元璋)과 황후의 능묘로 이후 명·청 황릉의 표준이 되었으며, (徐達)·(常遇春) 등 개국공신들의 묘가 배장(陪葬)되어 있다. 선양의 복릉은 청나라 태조 와 황후의 능묘이고, 소릉은 태종 와 황후의 능묘이다. 신빈만족자치현의 영릉은 누르하치의 6세조와 증조부·조부·부친·숙부 등의 유해를 안치한 능묘로 원래 명칭은 흥경릉(興京陵)이다. 랴오닝성의 세 능묘를 성경삼릉(盛京三陵)이라 칭한다.

중국의 옛 통치자들은 사후세계를 믿고 황실의 권위를 내세우고자 능묘 건설을 매우 중요시하여 막대한 재원과 인력을 투입하였다. 황릉의 전반적 설계 방식은 명 왕조 때 정해졌으며, 청 왕조의 능묘는 한족의 전통 양식에 만주 문명의 양식이 결합되었다. 황릉은 중국 전통의 풍수지리에 입각하여 선정한 명당에 터를 잡고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지기 위하여 몇 ㎞에 걸쳐 무덤에 이르는 신도(神道)를 조성하였다. 신도는 입구 격인 석패루(石牌樓)에서 시작하여 대홍문(大紅門)과 신공성덕비(神功聖德碑), 황제의 영혼을 지키는 수호신으로서 쌍을 이룬 동물들과 문무 관료들을 새긴 돌기둥과 석상들이 늘어서 있으며, 용봉문(龍鳳門)을 지나 일련의 건물들로 이어진다. 제를 올리는 사당 옆으로는 여러 채의 건축물과 위령탑이 세워졌으며, 위령탑 아래로 벽으로 둘러싸인 지하 묘실과 연결된다. 이 황릉들은 전반적으로 주변의 자연환경과 문화경관이 빼어난 조화를 이루며, 500년 이상 중국을 지배한 두 왕조의 능묘 건축 발전상을 잘 보여주는 탁월한 증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