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요약 한국의 화가 이중섭(李仲燮:1916~1956)의 작품.

크기는 세로 32.3㎝, 가로 49.5㎝로, 이중섭이 1953년경에 그린 작품이다. 이중섭은 재학중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30대인 1950년대에 절정을 이루었다. 작가는 오산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들에서 묵묵히 일하는 황소를 자세히 관찰하고 열심히 스케치하였는데,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이루어낸 그의 소 그림은 굵은 을 사용한 거친 붓질에 의해 질의 형태로 표현되었다.

이중섭의 다른 소 그림들과 달리 이 그림에서는 황소의 부분을 확대하여 그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붉은 바탕의 배경에 작가 특유의 거친 붓질로 표현된 황소는 몸을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향한 채 고개는 왼쪽으로 돌리고 울부짖고 있는 듯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붉은 기운이 도는 배경을 바탕으로 초점을 잃은 채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이 소의 슬픈 내면을 강하게 전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작가의 비극적인 내면을 담고 있는 듯하다.

파란의 삶을 살았던 이중섭에게 소는 작가 자신의 분신이었다. 화가가 처한 상황이나 감정 등이 상징적으로 그림 속의 소에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화가의 개인적 삶을 평생에 걸쳐 상징하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면서 동시에 보편적으로는 우직하고 성실한 소의 성질을 통해 우리의 을 상징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그림에서 소는 갈등과 고통·분노·절망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때로는 힘·의지·희망의 상징으로 변화무쌍하게 구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