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오의 그리스도

요약 네덜란드의 화가 렘브란트의 작품.

렘브란트(1606∼1669)가 1648년에 그린 작품으로, 프랑스 의 루브르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렘브란트는 십자가에 못박혀 처형된 지 3일 만에 한 예수가 부근의 작은 마을인 엠마오로 가 저녁을 먹고 있는 두 제자 앞에 나타나는 테마를 소재로 여러 차례 그림을 그렸는데, 주로 의 인간성과 신성(神性)이라는 이중적인 특징을 함께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 그림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화면 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자리잡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창백한 얼굴과 머리 뒤의 후광은 그가 죽음의 승리자라는 것을 암시하고, 예수에게 건네지는 빈 포도주 잔과 두 조각으로 잘려진 양의 머리는 예수의 수난을 상징한다.

렘브란트는 고전적이고 단순한 구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차분한 모습을 부각시켰다. 전체적으로 고르게 표현되어 있는 빛은 기적의 성격을 띠고 있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지만 구성상의 엄격한 대칭에 알맞은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날카롭고 사실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그림이다.

1630년경의 레이덴 시대에 그려진 같은 주제의 그림에 비해 극적인 구도와 명암법이 사라진 점과 차분히 가라앉은 색채와 안정된 구도를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도 레이덴 시대의 작품과 달리 숭고하고 자애에 찬 모습이다. 렘브란트 종교화에 일대 전환을 가져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