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죽놀이

봉죽놀이

[ 鳳竹─ ]

요약 한국 서해안 어촌에서 전승되는 민속놀이.

조기잡이가 성행하였던 서해안 일대에서 풍어를 기원하며 행하던 집단 가무놀이이다. 일반적으로 만선으로 돌아오는 배에 꽂는 풍어기(豊漁旗)를 봉기라고 하는데, 흔히 긴 대나무 장대에 오색 종이꽃을 달았다. 그 대를 봉주라고 부르며, 대나무로 만들기 때문에 봉기를 흔히 봉죽이라고 부른다. 황해도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고기가 많이 잡히면 ‘봉죽 받았다’라고 한다.

놀이는 《봉죽타령》(또는 봉기타령)이라는 소리와 춤으로 구성된다. 큰북잡이와 잡이가 장단을 맞추면 선소리꾼이 놀이판 가운데 나서서 소리를 메기고 배꾼들이 받는다. 《봉죽타령》의 곡조는 선율에 기백이 있어서 흥겨운 율동을 이끌어내는데, 노랫소리와 풍물이 한데 어울리면 마을 사람 전체가 신명나게 춤을 춘다.

이러한 내용의 봉죽놀이는 그 노는 방식과 절차·명칭 등이 지방에 따라 서로 다르다. 봉죽놀이가 비교적 오랫동안 전승되었던 평안남도 (溫泉郡) 안석리에서는 정월 전날인 14일에 놀기 시작하여 약 1주일 동안 계속되었다.

경기도 부천의 봉죽놀이는 고깃배가 포구를 떠나려 할 때 뱃머리에서 진행된다. 이날 아침 배꾼들이 《봉죽타령》과 함께 농악을 울리면서 포구로 나오고 이들을 전송하는 가족들이 뒤따랐다. 뱃머리에서는 풍어를 기원한 뒤 모두 함께 어울려 《봉죽타령》과 춤으로 유쾌한 한때를 보냈다. 배꾼들의 우렁찬 노랫소리와 풍물 소리는 마치 진군하는 용사들의 진군가 같았다고 한다.

황해도 연안이나 경기도 일대에서는 만선기를 휘날리면서 배가 돌아올 때부터 시작된다. 수평선 멀리에서 봉죽을 올린 배가 보이면 ‘봉죽 받았다!’라는 소리가 삽시에 마을을 휩쓸고, 어른 아이 모두 잔치분위기로 들끓는다. 포구에 들어서는 배 위에서는 《봉죽타령》이 힘차게 들려오고 육지에서도 노래를 받아 불렀다. 배가 닿으면 환성이 터지면서 풍물과 함께 모두 손에 손을 잡고 춤추며 《봉죽타령》을 부른다.

그밖에 평안북도 (定州郡) 창도의 북놀이나 제주도의 용왕제, 경기도 장단의 수신제(水神祭) 등은 모두 봉죽놀이의 일종이다. 창도 북놀이는 정월 초하룻날부터 시작하여 보름날까지 계속되었다. 섬사람 전체가 남녀노소 모두 참가하여 매일같이 모여 노래부르고 춤추며 마음껏 놀았다.

봉죽놀이는 이러한 들의 바다에 대한 애착과 낭만을 엮어놓은 놀이로, 그들의 투지를 더욱 강화시키는 수단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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