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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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母音 ]

요약 프랑스의 상징주의 시인 장 아르튀르 랭보(Jean Arthur Rimbaud)의 시.
원어명 Voyelles(프)
저자 장 아르튀르 랭보
장르
발표년도 1871년

A는 흑색, E는 백색, I는 적색, U는 초록색, O는 파란색, 모음이여!
나는 언젠가 너희들의 은밀한 탄생을 말하리
A, 지독한 악취 주위에 윙윙거리는
번쩍거리는 파리들의 털투성이의 시커먼 코르셋,

어둠의 만(灣): E, 안개와 천막의 눈부신 백색,
오만한 빙하의 창(槍), 흰 왕들, 산형화의 전율

I, 주홍빛, 토해낸 피, 분노,
또는 참회하는 주정(酒酊)의 웃음짓는 붉은 앵두빛 입술

U, 천체의 주기(週期), 창해(滄海)의 성스런 진동,
동물들이 흩어져 있는 방목장의 평화
연금술이 연구에 골몰한 넓은 이마에 새기는 주름의 평화

O, 기괴한 환성에 넘친 지상(至上)의 나팔,
온누리와 천사들을 꿰뚫는 침묵
오오, 오메가, 신(神)의 눈의 보랏빛 광선!

1871년에 발표되었다. 14행으로 이루어진 형식의 시로, 독특하고 환상적인 감각의 세계를 표현하여, 시의 정확한 의미해석을 비롯해 여러 측면에서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17세 청소년의 작품으로 보기엔 시의 구조가 파격적이면서도 기발하고 내용 또한 심오하고 다의적(多義的)이어서 아직도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내용상으로 볼 때 형식과는 무관하게 수평축으로는 두 부분, 수직적으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평적인 구조로 보면 처음 2행의 시구와 나머지 12행의 시구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처음 2행은 각 모음에 대한 색채부여와 새로운 모음세계, 즉 새로운 우주질서의 탄생에 대한 선언적 진술이고, 나머지 12행은 모음세계를 이미지와 의미를 덧붙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수직적인 구조로 보면, 처음 2행을 제외한 12행이 모음, 색채, 이미지, 내용 등의 세 범주로 묶여 있다. 특히 모음그룹은 ‘E’를 제외한 모음들이 모두 해당 시구의 첫머리에 배치되어 있다.

둘째 부분은 모음 ‘A·E·I’ 다음에는 색깔을 나타내는 단어가 직접 배치되었고, ‘U’와 ‘O’ 다음에는 유추를 통해 그 모음의 색깔을 감지하도록 변화를 주면서 색채의 축을 이루었다. 셋째 부분은 각각의 모음과 색채를 통하여 펼쳐지는 이미지와 의미망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같은 시의 구조를 이해하면서 시를 감상할 때 가장 유의할 점은 모음의 배열순서와 의미파악이다. 모음 ‘A’는 관능성을, ‘E’는 지적(知的) 정신성을, ‘I’는 생명의 생동성과 감정을, 'U'는 관조성을, 마지막으로 ‘O’는 영혼성을 암시하여 수직 상승하는 시적 구도를 보여준다. 각 모음들은 대체로 벳 순서에 따라 첫 머리나 초반부에 배치되었고, 모음 다음에 쉼표가 있어서 모음의 존재성과 독립성이 강조되었다.

그런데, 5개의 모음 중 ‘O’와 ‘U’의 순서가 전도배치된 점이 특기할 만하다. 이에 대해 비평가들은 대체로 두 가지 측면으로 해석한다. 하나는 기존질서로서의 알파벳 체계를 파기하고, 새로운 질서로서의 알파벳 체계를 이룩하겠다는 의도로 파악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철학적인 비유체계로서 파악하는 것이다.

‘A’와 ‘O’는 각각 알파벳의 ‘알파’와 ‘오메가’로서 비유적인 뜻으로는 처음과 마지막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시에서 ‘A’와 ‘O’는 탄생과 종말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많은 비평가들은 마지막 행의 ‘지고로운 (최후의) 나팔9이 한 모음세계에 대한 종말을 예고할 뿐만 아니라 그후의 새로운 모음세계의 도래를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 아르튀르 랭보는 이 시에서 음(音)에 색채를 입히는 작업, 즉 음향과 색채와 향기 사이의 이론체계를 세우고자 했다. 상징주의 미학에서 하나의 근간을 이루는 교응(correspondance)이론을 도입한 것이다. 교응이론은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가 《》(1857)에서 처음 시도했는데, 장 아르튀르 랭보는 이 시에서 더욱 조직적이고 대담하게 실험했다.

이 시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프랑스 상징주의 시에서 샤를 보들레르가 인공적인 미를, (Sté phane Mallarmé )가 이지적인 미를 성립시킨 시인이라면, 장 아르튀르 랭보는 기존의 시형식을 파괴하고 새로운 감각에 의한 리듬을 창조하는 시적 혁명을 시도해 생생한 감각적 미를 성립시킨 시인으로 높이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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