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억

반기억

[ counter-memory , 反記憶 ]

요약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역사저술의 특징을 구명하려는 시도로서 사용된 용어.

‘counter-memory’는 접두사 ‘counter’와 ‘memory()’를 합성하여 만든 말이다. 반기억은 주로 프랑스의 자이자 역사가인 미셸 푸코의 저작물과 연관된 것으로, 미셸 푸코가 옹호한 역사저술, 즉 고고학(考古學) 또는 계보학(系譜學)의 특징을 구명하려는 시도로서 사용되었다.

일반적으로 전통적 역사연구는 역사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인간의 삶을 단일한 집합적 산물로서 제시한다. 이러한 점에서 전통적 역사연구는 개인의 삶의 기억과 동일한 기능을 한다. 다만, 역사저술이 흔히 오랜 세월에 걸쳐 있는 거대한 인간집단의 정체성을 그 집단의 특수한 형태와 함께 정립하려고 하는 반면, 개인의 기억은 개인이 일생을 통해 안정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뒷받침하는 작용을 한다. 이에 반해 미셸 푸코는 역사분석의 한 형태인 계보학에서 역사 발전의 연속성과 일정한 패턴을 발견해내는 대신 역사의 단절과 불연속성에 초점을 맞추어 단독적인 사건을 기록하려고 했다. 미셸 푸코의 계보학은 역사상의 차이를 강조하고 광기(狂氣)나 성(性)과 같은 ‘타자성(otherness)’ 형태의 환원불가능한 특수성을 고집하였다.

(Friedrich Nietzsche)가 이미 19세기에 계보학에서 사용했던 반체계적 방법과 전제들을 채택한 미셸 푸코는 철학과 역사에서 발굴하고자 하는 ‘심층적 의미(집단적 의식)’란 모든 사상과 존재의 절대적 기반이 아니라 담론(談論)에 의해 만들어진 일종의 추상적 구축물에 지나지 않음을 입증하려고 하였다. 그에 따르면, 계보학은 총람(總覽)의 성격을 띠고 있어 담론적 사건의 표층을 검사하는데 주로 관여한다. 그가 주장한 타자성의 형태가 통일적이고 연속적인 인간 정체성의 개념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광기의 역사》(1961), 《지식의 고고학》(1969)과 같은 그의 저작물은 반기억에 해당하는 역사저술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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