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의 수라상

궁중의 수라상

궁중음식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라상이다. 수라는 고려시대에 원(元)나라의 영향을 받아 몽골[蒙古]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상감은 수라상, 어른은 진짓상, 아이들은 밥상이라 하는데, 각 상차림의 기본은 밥을 중심으로 찬을 갖추는 것이다.

수라상은 확고한 기본에 따라 작성된 찬품단자(음식발기)에 의하여 만들어지며, 수라에는 흰수라[白飯]와 팥수라[紅飯]의 2가지가 있다. 흰수라에는 미역국, 팥수라에는 곰탕이 각각 따른다.

조치(찌개)는 맑은 조치와 토장(土醬)조치, 육류는 찜, 채소류는 선(膳), 전골은 화로와 벙거짓골(전골틀)을 준비하고, 고기 ·채소 ·양념을 곁상에 준비해 놓았다가 즉석에서 볶아 진찬한다.

김치류는 오른쪽에 동치미, 중앙에 배추김치, 왼쪽에 송송이(깍두기), 종지에 청장 ·초장 ·초고추장을 놓고, 새우젓국 ·겨자즙 ·조미품을 따로 준비한다.

이 밖에 찬류는 쟁첩에 담고 첩수를 세는데, 수라상은 12가지 찬품으로 정해져 있다. ① 더운구이(육류 ·어류의 구이나 적), ② 찬구이(김 ·더덕 등 채소의 구이), ③ 전유어, ④ , ⑤ 숙채, ⑥ , ⑦ 조리개(조림), ⑧ , ⑨ 장과(장아찌), ⑩ 마른찬(자반 ·튀각), ⑪ 별찬(別饌), ⑫ 생회 또는 숙회 등을 갖추어 12가지가 된다. 은 탕 다음에 올린다.

궁중에서는 12첩 정찬으로 짝수가 되게 하고, 민간에서는 사대부집이 9첩, 일반은 7첩 ·5첩 ·3첩의 정찬으로 홀수가 되게 한다. 12첩 반상은 왕과 왕비만이 받는 상으로, 왕족이나 벼슬이 높은 신하라도 받을 수 없다.

반상의 기본이 되는 근거는 확실하지 않으나 진연 때 (樂工)의 조석반궤(朝夕飯饋:간단한 밥상차림)를 바탕으로 하여 바른 본보기를 찾게 된 것 같다. 백탕(白湯)에 잡탕 ·간장 ·침채(김치)를 기초로 하여 1첩은 장산적, 2첩은 자반(북어무침 등), 3첩은 채로 무나물 ·미나리나물 ·고사리나물 등 3색나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민간의 밥상법의 본보기가 된 것에 틀림없다.

수라상은 진지상을 높여서 하는 말이고, 음식이름은 반가(班家)에서 부르는 것과 대개 같다. 다만 음식을 만드는 절차가 까다로우며, 정해진 사람이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라상은 항상 12첩으로 하며 상은 3개를 올리는데, 주가 되는 상은 지름 65 cm 정도의 주칠한 대원반이고 곁상으로는 주칠한 소원반과 옻칠한 책상반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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