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파이프

세계의 파이프

미국

파이프를 만든 나라답게 그 종류가 다양하며 고분에서 발굴된 것 중에는 석재를 써서 볼 모양으로 만든 것,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토템 숭배경향을 표현하는 동물이나 인물을 새긴 볼, 끝을 구부려서 볼 모양으로 만든 것 등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평화의 파이프’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것은 카르멧 파이프라고도 하며, 빨강 ·검정 대리석의 볼에 아시재(材)의 긴 연도를 사용하여, 각기 의미를 지니는 여러 가지 빛깔의 새의 날개를 장식한 것이다.

아시아

16세기 말, 북아메리카의 플로리다 지방과 남아메리카의 브라질 방면에서 포르투갈 사람들에 의해 한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로 거의 동시에 전해졌다. 브라질산(産) 나무열매 껍질에 곧은 연관(煙管)을 붙인 것이 이 지역의 원형인데, 한국과 중국 ·일본은 유사형의 ‘담뱃대’로 변천되었다. 아시아의 오지(奧地)인 몽골 ·시베리아 지방에는 대나무나 등나무가 없어 금속이나 뼈를 써서 만들었으며,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도기나 거칠게 깎은 나무 ·대나무 등을 썼고, 일부에 금속을 사용했는데, 종족에 따라서는 새 모양을 조각하기도 했다. 

알래스카

이 지방의 파이프는 에스키모 파이프라고도 하며, 목제(木製)와 석제(石製) 이외에도 해상아(海象牙) 제품이 있는데, 이것에는 해상이나 물개 사냥, 썰매가 줄지어 있는 탐험대부락의 풍경 등이 세밀하게 조각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파이프가 인접해 있는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전해진 것이 아니라 미국 → 유럽 → 캐나다를 거쳐 알래스카로 세계 일주의 경로를 취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예로부터 다카 파이프라 하는 대마흡연용 파이프가 있었다. 이것이 세계 각지에서 담배용으로 개조되어 물파이프(water pipe)가 된 것이다. 이 파이프는 초기에는 수각(獸角) ·표주박 ·야자열매 ·나무 ·대나무 등의 재료를 써서 만들었으나, 점차 도기 ·금속 ·유리제의 단지 모양으로 발달하였으며, 미국 ·유럽에는 없고 중국 ·중동 여러 나라에서 발달하였다.

신생 아프리카에서는 각 종족에 따라 제각기 특징 있는 파이프가 쓰여지는데, 재료도 흙 ·도기 ·나무열매 ·금속 ·벼 등 여러 가지 것을 사용하고 그 모양도 다양하다. 종족에 따라서 마수(魔獸)의 모습을 조각하기도 하고, 부유층에서는 목제의 볼과 설대에 구리나 은선(銀線)을 감은 것도 있다. 지중해 연안에서는 유럽의 영향을 받아 브라이어(brier:찔레의 뿌리)를 사용하여 보석을 박아 넣은 것도 있다.

영국

영국에서는 16세기 중엽부터 인디언 파이프를 원형으로 한 점토 파이프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볼은 통 모양으로 앞쪽으로 기울어진 소형이었으나 볼의 바닥에는 조각을 한 뒤꿈치가 있고, 설대의 길이가 40 cm 이상 되는 긴 파이프도 만들어졌다. 브라이어가 등장하면서부터 던힐(Dunhill) ·스리 B(BBB) 등의 상표로 만들어지는 현대 파이프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유럽

네덜란드에서는 점토와 유약을 칠하고 그림을 그린 자기(瓷器) 파이프가 영국을 대신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중부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도기 ·나무 ·금속제의 큼직한 볼에 굵고 긴 벚나무의 설대를 사용하였는데, 메르샤움(Meerschaum:海泡石으로 만든 담뱃대)이 발견되면서부터는 은으로 만든 뚜껑에 조각을 한 화려한 볼도 만들어졌다.

‘도이체’ ·‘위너’ ·‘티롤리언’이라고 불리는 파이프는 점토의 깊은 볼을 V자형으로 하여 벚나무로 만든 설대를 꽂고 물소뿔로 만든 물부리를 달고 있었는데, 점차 볼과 설대의 각도가 병행하게 되고 볼과 설대를 접속하는 별도의 단지 모양의 부분이 가해져서 그것이 담배의 수분이나 담뱃진을 축적하는 구실을 한다. 볼은 살담배가 서서히 타도록 하기 위해 뚜껑을 만들어 덮었는데, 자기나 브라이어에 벚나무 ·물소뿔 등으로 만든 대를 정취 있게 접속시켜 다양한 종류를 만들어 낸다.

북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비슷한 모양의 파이프를 볼 수 있다. 폴란드나 러시아에서는 목각의 볼에 나무설대를 사용한 소박한 농민용 파이프가 특색이다. 덴마크에서는 거의 수제품으로 브라이어의 고급품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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