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산염 유리

규사(또는 규석) 형태로 천연으로 존재하는 무수규산(실리카)을 주체로 하는 가장 일반적인 유리이다. 나트륨석회유리·칼륨석회유리·납유리·바륨유리 등 망목수식산화물을 포함하고 있는 것 이외에 규산만으로 만들어진 규산유리(석영유리) 등 많은 종류가 있다.

① 나트륨석회유리:망목수식이온으로서 나트륨을 포함하고 있는 유리이다. 분자조성은 Na₂O·CaO·5∼6SiO₂이다. 일반적으로 널리 실용화되어 있는 유리이며 판유리·병유리·거울유리·유리식기 등은 모두 이 계통의 유리이다. 규사·탄산나트륨(소다회)·생석회 등을 주원료로 하며 유해한 불순물은 철분이다. 즉, 원료조합물(batch)을 용융할 때 다소 혼입되어 있는 불순물인 산화철이 망목조직에 들어가, 이것이 유리에 청록색을 띠게 하는 원인이 되는데, 이 색을 없애기 위해 보색인 적자색을 띠게 하는 망간·셀렌·니켈 등의 산화물을 물리적 소색제로서 미량 가하는 경우가 많다.

또는 제일산화철을 제이산화철로 만들어 눈에 잘 띄지 않는 연한 황색을 띠게 하기 위하여 질산알칼리 같은 산화제를 화학적 소색제로서 사용하기도 한다. 다른 계통의 유리에 비해서 나트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열에 대한 팽창도가 크며(선팽창률이 약 10×10^-6) 따라서 내열성이 비교적 약하고, 물에 접하면 유리 표면에 있는 나트륨이 수중에 있는 수소와 이온교환반응을 일으켜서 침출(浸出)하기 쉬우므로 내수성이 약하다.

② 칼륨석회유리:에 있는 나트륨의 일부를 칼륨으로 치환한 것이다. 소다석회유리보다 굳고, 수분에도 잘 침식되지 않는다. 예로부터 이화학용의 경질(硬質)유리로서 사용되어 온 것인데 모조보석, 사진 필터의 기초유리, , 안경용 유리에도 사용되며, 특히 투명도가 높은 것은 크리스털 유리로서 고급식기 등의 재료로 이용된다. 광학유리에서 크라운이라는 것은 이 계통의 유리이다.

③ 납유리:소다석회유리 또는 칼륨석회유리의 일부에 산화납이 성분의 일부로 들어가 있는 유리이다. 비중이 크고 빛의 굴절률이나 분산능이 크며 연화온도가 낮아서 가공하기 쉽다. 커트(cut) 세공을 하게 되면 광택과 고굴절률의 효과가 강해지므로 고급식기(납크리스털 유리)에 사용될 뿐 아니라 색지움렌즈용 광학유리, 의 , X선이나 γ선의 차폐용 유리에 사용된다.

또한 납유리는 플린트유리라고도 하고 이 밖의 조성을 가진 유리를 크라운유리라고 하는데, 플린트라는 이름은 규산원료로서 처음에 수석(燧石:flint)을 사용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고, 크라운이라는 이름은 옛날에는 판유리를 만드는 데 왕관형구상(王冠型球狀:crown 狀)으로 분 다음 절단하여 넓히는 방법을 취한 데서 유래한다.

④ 바륨유리:주로 광학용 유리로 사용되는 유리인데, 주요성분으로서 산화바륨을 함유하고 있다. 렌즈의 수차(收差)를 보정하는 데 이용되는 유리이며, 19세기 말 독일의 F.O.쇼트가 광학용 유리로서 처음 만들어낸 것이다. 저분산(低分散)·고굴절률의 바륨크라운 유리와 고분산·고굴절률의 바륨플린트유리가 있다.

⑤ 규산유리:석영유리 또는 용융수정유리라고 하는 것인데 규산 SiO₂를 99.5% 함유하고 있다. 열팽창률이 매우 작고(선팽창계수가 약 0.5×10^-6), 내열성도 크다. 보통 고규산유리(상품명 바이코)라고 하는 것은 규산분이 96∼99.3%의 것이다. 내열성과 내산성이 우수하며, 자외선도 잘 투과되므로 이화학용 유리, 자외선 분광용 프리즘 등에 사용되지만 석영유리나 고규산유리는 용융하는 데 2,000℃ 정도의 고온을 요하므로 제조나 가공을 하는 데 특수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바이코의 제조법도 특수한 방법에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