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족제도와 진화주의자의 소설

씨족제도와 진화주의자의 소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큰 세력을 과시하였던 진화주의자들이 펴낸 인류의 원시상태에 관한 이론은 그 후의 연구에 의해 근본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많은 진화주의자의 이론은 세부에서는 다른 점이 있으나 인류사회의 진화에 관한 기본적인 구상에서는 대체로 유사하다.

그 중 미국의 사회학자 L.H.모건은 씨족제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① 가족은 인류의 사회발전에서 늦게 나타난 집단이며 인류사회 최초의 단계에서는 이를 대신하는 친족집단으로서 씨족이 존재하고 있었다.

② 씨족은 사회의 가장 초기 단계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다(氏族普遍說).

③ 씨족은 당초 모계제였으나 그 후 부계제로 이행하였다(母系先行說).

이와 같은 생각에 대하여 현존의 미개민족에 대한 그 후의 연구결과로서 다음과 같은 반론이 야기되었다.

첫째, 씨족은 미개민족에게 보편적인 친족집단이 아닐 뿐만 아니라 미개민족 중 가장 원시적으로 간주되는 채집수렵민족(採集狩獵民族)에서 씨족제도가 없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둘째, 그 형태는 다르지만 가족이 없는 민족이나 부족은 하나도 없으며, 따라서 씨족이 아닌 가족이 인류에게 보편적인 사회집단이라 볼 수 있다.

셋째, 모건이 모계선행설을 주장하게 된 근거는, 인류의 가장 빠른 시기의 사회에서는 혼인제도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양성간의 무규율의 난혼상태가 있었고 뒤이어 집단혼(集團婚)이 행하여졌다는 가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집단혼이란 1군의 남성과 1군의 여성이 집단적으로 결혼하는 것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태어난 아기의 어머니만은 확실하지만 누가 아버지인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씨족은 당초 모계제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후의 연구결과로 인해 모건이 난혼이나 집단혼이 있었던 증거로서 든 각종 관행이나 제도는 결코 그러한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난혼이나 집단혼의 과거에 있어서의 존재를 입증할 만한 근거는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계선행설을 취하는 학자는 부계씨족사회에 있어서 모계제가 선행하였다는 증거를 무리하게 찾아왔다. 부계제에서 모계제로 바뀐 사회는 현실적으로 발견되지 않고 있으나 부계제에 앞서 반드시 모계제가 있었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참조항목

,

카테고리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