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원론

요약 모든 존재와 현상을 오직 하나의 근본원리인 이(理)를 통해 설명하는 성리학의 이론체계.

주리론(主理論)·주기론(主氣論)·유기론(唯氣論)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유리론(唯理論)이라고도 한다. 이황(李滉)의 주리론을 계승하면서도 이를 극단적으로 발전시켜 주리·주기 어느 이론과도 다른 학설을 전개한 기정진(奇正鎭)에 의해 제시되었다.

원래 성리학에서는 세계를 형성하는 근원적 존재로 이와 기를 설정한다는 점에서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인 성리학 체계를 확립한 이황은 주희(朱熹)의 이기이원론적 입장을 계승하면서도 주희와는 달리 기(氣)에 대한 이(理)의 우위를 강조하였다. 이황의 사상을 계승한 영남학파의 주리론자들 역시 주기론자들과 대립하면서 만물 형성에서 기의 역할을 낮추어 평가하면서 이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였다.

이러한 주리론적 사상경향이 19세기에 이르러서는 (李恒老) 같은 에 속하는 학자들 가운데서도 나타났다. 이항로는 기를 ‘이중사(理中事)’로 파악하여 유리론의 입장을 취했다. 기정진은 성리학의 주요한 명제였던 이·기의 구별에 중심을 두지 않고, 사물의 차별상은 이(理) 자체가 만수(萬殊)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결국 기는 이의 만수를 가리키는 다른 이름에 불과한 것이라고 규정하였으며, 이것을 인성(人性)과 물성(物性)의 차이에 적용하여 당시 (李珥)를 계승한 기호학파 학자들 내의 (湖洛論爭)에 해결점을 제시하였다. 즉 호론·낙론 모두 이와 기의 구별을 전제로 하여 인성과 물성의 차이를 기로써 설명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고 하면서, 이일(理一)로 보면 인성과 물성은 같고 그 차이는 이에 포함된 분수(分殊)일 뿐이라고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