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학의 발달

국제정치학의 발달

국제정치학은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하더라도 분야를 제외하면 I.칸트의 '영구평화론(永久平和論)' 등과 같이 일반적인 구상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며, 외교사 및 국제문제의 해설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세계적 규모로 재편되면서 국제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미국·영국을 중심으로 국제정치학이 탄생하였다. 초기의 국제정치학은 법적·제도적 접근방법을 통하여 국제법과 국제기구에 준하는 국가행위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체제유지의 규범적 측면에 연구의 초점을 두었으며, 의 목적 및 그에 대한 국가들의 당위적 추종(追從)에 관한 연구가 당시 국제정치학의 주요 내용이었다.

국제정치학이 이처럼 전통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과학적 정치학을 지향하는 조류가 형성되었다. A.F.벤틀리는 1908년에 이미 정치학의 과학화를 위한 새로운 개념과 방법론에 대한 연구를 제창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전통은 C.E.메리엄을 중심으로 하는 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 이들은 새로운 개념, 통찰력, 통계학적 방법에 의한 분석 그리고 개인과 집단을 분석단위로 하는 분석시각의 개발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과학적 전통의 정치학을 국제정치연구에 도입한 대표적인 학자로 H.D.라스웰과 Q.라이트 등을 들 수 있는데, 라스웰의 정치심리학 및 정치엘리트 연구와 라이트의 전쟁에 관한 연구는 국제정치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후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국제정치학은 국제기구에 집착하였던 당시의 이상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파괴에 의한 절망감과 냉소적인 분위기 속에서 적인 경향을 띠게 되었다. 이에 따라 낙관주의적 입장이 배격되었으며 국제행위자들의 현실적 행위를 형성·결정하는 배후 요인에 대한 이해가 중요시되었다. 국제법은 등한시되고, 국제기구는 국가라는 국제행위자들이 상호이해를 조성하는 정치과정의 장(場)으로 격하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판된 모건소의 《국제정치 Politics Among Nations》(1948)는 국제정치학 연구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주었으며, 모든 국가는 힘의 개념으로 정의되는 국가이익에 입각하여 행동한다는 그의 학설은 국제정치의 본질을 이해하는 하나의 지표로 부각되었다.

게다가 정치학의 과학화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 행태주의적 접근방법으로 국제정치학은 급속히 발전하여 미시적(徵視的)분석과 거시적(巨視的)분석의 각 영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미시적 분석방법에 있어서는 J.D.싱어와 공동연구자인 M.스몰이 130년간(1815∼1945) 유럽 여러 나라들이 추구하였던 군사동맹정책과 전쟁발발의 빈도·건수 등과 같은 변수들의 상호관련성을 통계학적 방법으로 연구함으로써 국제정치행태에 관한 명제와 이론을 정립해 보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한편 거시적 연구방법으로는 M.카플란의 국제체계이론과 K.도이치의 커뮤니케이션이론을 비롯하여 L.슈나이더와 그의 동료들이 개발한 결정작성이론(決定作成理論), J. 노이만과 O.모겐스턴이 고안하여 A.라포포트와 T.셸링 등이 발전시킨 , 그리고 일반체계이론에 입각한 라포포트와 K.볼딩의 갈등이론(葛藤理論) 등 수많은 이론들이 개발되었다.

그러나 국제정치의 본질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완전한 이론은 없으며, 지금까지 시도된 모든 이론은 국제정치를 포괄적이고 부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정도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더욱 발전된 이론정립을 위해서 국제정치의 저변에 깔려 있는 여러 요인과 변수들의 철저한 분석이 요구되는 '다차원분석(多次元分析:multi-dimensional analysis)'이 시도되고 있다.
 

참조항목

,

카테고리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