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크라운

크라운의 어원은 라틴어로 화관을 의미하는 코로나(corona)에서 유래한 앵글로 프랑스어의 쿠론(couronne)이다. 크라운은 장식 또는 명예의 상징인 화관(wreath)이나 머리띠(fillet)가 변하여 보석으로 장식된 왕 ·왕비관이 되어 권위와 계급을 상징하게 되었다. 가장 오래된 크라운은 BC 3500년경 이집트를 통일한 (menes)가 쓴 상 ·하 이집트의 왕을 상징하는 프센트(pshent)라는 이중관이다.

이것은 옷감이나 금속제 보닛(bonnet) 모양으로 후대 이집트 왕관으로 오랫동안 사용되었다. 또한 이집트에는 머리띠 같은 필릿이라는 관도 있었다. 고대 페르시아에는 티아라와 미트라 또는 마이터라고 하는 관을 왕이나 상류계급에서 썼다. 이것은 로 만들었지만 왕의 것은 금제(金製)로 진주를 비롯하여 여러 보석으로 장식하였다. 티아라는 후에 로마교황의 삼중관으로 계승되었고 미트라는 가톨릭교 주교의 관이 되어 지금까지 사용된다.

한편 고대 그리스의 관은 주로 환상(環狀)인데 꽃 ·나무줄기 ·잎으로 되어 있거나, 금은제에 보석을 박은 것이었다.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관을 다양하게 사용했는데 결혼식에도 남녀가 모두 화관을 썼고 올림픽의 승리자는 월계관을 썼다. 헬레니즘시대에 보석을 박은 은 권위의 상징이 되었고 로마인도 화관을 사용하였으며, 전장의 용사에게 금관(코로나)을 주었고 금제 왕관은 영광을 나타냈다.

비잔틴시대에는 보석을 장식한 반구형(半球形) 관이 나타나 AD 13세기 이후에는 전형적인 군주의 관으로 후프 크라운(hooped crown)을, 귀족의 관으로 서클릿(circlet) 코로넷을 사용하였다. 코로넷은 14세기에 귀족의 신분을 나타내었다. 이들 왕권의 상징인 관을 포괄적으로 다이아뎀이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관은 중세 이래 황제나 왕, 귀족계급의 상징이 되었고 동시에 금속세공 기술의 발달과 함께 예술적 가치를 가진 관으로서 지금도 왕이나 귀족의 공식 석상에 사용된다.

⑴ 리스:화관(花冠). 그리스 ·로마에서는 환상의 꽃 ·나무줄기 ·잎으로 된 화관을 일상 생활이나 결혼식에 남녀가 썼으며 올림픽의 승리자는 월계관을 썼다.

⑵ 코로넷:소형화된 크라운으로 국가행사에서 벨벳 캡 둘레에 쓰는 서클릿(머리에 쓴 좁은 금속 밴드)으로 금은 보석으로 장식되었다. 왕실의 소관(小冠)이나 귀족계급의 보관(寶冠)으로 여성의 정장용 머리장식이었다. 특히 스테판(stephane)은 그리스 여성이 의식에 사용한 황금이나 금속으로 만든 반달형의 머리장식으로 계급과 신분을 상징하는 보관이었다.

한편 로마시대에는 나뭇잎으로 만든 환상의 머리장식으로 코로나가 있었다. 코로나트리엄팔리스(corona triumphalis)는 개선장군용으로 원래는 월계관이었지만 후에 금관이 되었다. 코로나 라디아타(corona radiata)는 승리의 여신에 보이는 태양광선을 나타낸 방사 장식이 있는 관으로 신성함을 상징했다. 그러나 로마의 네로황제 이후는 황제가 썼다.

⑶ 다이아뎀:5~8세기에 착용한 귀금속제의 전형적인 왕관형으로 이마 중앙의 뾰족한 부분에 보석 장식을 한 해드밴드 형태이다. 기원은 고대 오리엔트이며, 지위와 원력의 상징이었다. 비잔틴 제국에서는 중앙에서 교차하는 활 모양의 장식을 솟아오르게 장식한 장중한 환상이었다. 후에 여성의 축제용으로 사용되었다.

⑷ 티아라:기원은 고대 오리엔트이며, 비잔틴시대에 유럽에 전해졌다.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페르시아 등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남성이 쓴 반구형의 관이다. 또한 티아라는 가톨릭 성직자의 관모로 채택되어 로마 교황의 삼중관과 교황관이 되었다. 꼭대기에 십자가가 붙은 보주(寶珠)가 있고, 3중은 교황의 사제권, 사목권, 교도권(敎導權)을 상징하였다. 11세기 이전에는 종교적 의미가 없었다. 보석을 박은 관형(冠形)의 여성용 두식(頭飾)을 티아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⑸ 미트라:고대 페르시아의 왕관이었는데 유럽에 들어와서는 주교가 종교 의식을 행할 때 썼다. 모자 안쪽에 캡이 있고 앞과 뒤에 삼각형을 마주 놓은 것 같은 원뿔형의 챙이 없는 관모로 후에 주교의 머리장식으로 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