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의 질병

간은 내장기관의 중추로 그 작용이 매우 복잡하고 유해물질과 세균에 접할 기회가 많아 병의 양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간 질환에는 가벼운 것에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간 질환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간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어 진다. 일반적으로는 급성 간염이 치료하기 쉽고 양성이다. 급성 간염은 원인별로 바이러스성 간염, 알코올성 간염, 중독성 간염이 있다. 간 질환 중 현재 가장 많이 발견되는 것은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이다.

A형 간염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A형 간염은 유행성 간염이라고도 하며 음식과 대변 따위로 전염되지만 이 바이러스는 비교적 신속하게 몸 밖으로 쫓겨나기 때문에 만성화되는 경우는 드물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병하는 B형 간염은 혈청간염이라고도 불리며 수혈을 통한 감염률이 매우 높아 보균자인 어머니로부터 자식으로 감염되는 경우도 자주 일어나고 병원에서 주사를 맞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보균자가 발병한 경우에도 만성 간염이 된다. 만성 간염이 악화되면 소위 간경변과 간암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간경변이다. 이 간경변은 간의 일부가 죽어서 그것 대신에 섬유가 생겨나 돌과 같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병이다. 악화되면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으로 최근 급증하는 추세이다. 알코올성 간장애는 알코올의 과음에 의해 생기는 간질환으로 알코올을 끊으면 낫지만 간에 부담을 주는 상태가 계속되면 간염과 간경변이 된다.

한국의 경우 간에 암이 발생하고 위장, 췌장 등으로 번지는 간암이 많은 편이다.

간이 급격히 위축하는 간위축증(극증간염(劇症肝炎))은 급성 간염에서 간성 혼수로 이어져 수일 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간농양(肝膿瘍)은 간의 일부가 세균이나 적리 아메바에 의해 화농되어 버리는 병이고, 술을 너무 마신다거나 비만, 당뇨병 등이 원인으로 간에 지방이 쌓이는 대사성 질환인 지방간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약제성 간장애는 몸 안에 들어간 약은 일종의 이물질이므로 간은 약도 대사하여 배설한다. 항암제나 항생물질처럼 어느 종류의 약을 대량으로 장기간에 걸쳐 복용하는 동안에 그 부작용으로 간에 장애가 일어나는 것을 중독성 간장애라고 한다. 간세포에 의한 단백질의 합성이 약 때문에 방해를 받고, 간에서 지방을 운반해 내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하여 간세포에 지방이 쌓여 지방간이 된다. 또는 약의 종류에 따라 각각의 약에 민감한 사람만이 일으키는 경우를 약제과민성 간장애라고 한다.   

이외에 특수한 경우로 간매독, 윌슨병 등이 있다.

간에서 에 이르는 쓸개관이나 쓸개도 담관염이나 담낭염을 일으키기 쉽고, 기타 쓸개관에도 암이 종종 보인다. 이를 담도암이라 한다. 또한 담석증은 쓸개즙 중의 고형 성분인 콜레스테롤 등이 침전하여 결석을 만들고, 담도를 막아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수가 있다. 그리고 이 간이나 담도의 질환에서는 소화장애나 물질 대사 장애와 더불어 가끔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되는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폐 적혈구의 파괴되면서 나오는 헤모글로빈에서 유래하는 빌리루빈이 혈액 중에 모여 노랗게 보이는 증상으로 이것은 간에서 쓸개즙으로의 배출이 방해받기 때문에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