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농업

러시아의 농업

러시아의 농업생산규모는 실로 막대하다. 농경지와 목초지가 국토면적의 12%(1993)에 불과하지만 그 실제면적은 2억 1703만ha(농경지 1억 3393만ha, 목장·목초지 8,310만ha)에 이르는 광활한 면적이다. 이 광활한 농경지를 바탕으로 한 주요 작물생산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 부류에 속한다. 즉 곡물·감자 생산량은 세계 최대이고, 옥수수·사탕무·해바라기·포도 등은 세계 5위권 안에 들며, 돼지·양·닭 사육두수와 양모·우유·계란 등의 축산물 생산량 역시 세계에서 5위권 안에 들고 있다.  

또 전체 노동력의 약 15%가 농업에 종사하고(1999) 여전히 중요한 산업의 하나이다. 그러나 토지생산성은 미국에 비해 절반 정도에 불과하며, 매년 수십억 달러를 농산물 수입에 써왔다. 특히 1980년대 후반 이후 농업생산의 감소로 농산물 수입규모는 크게 증가하여 1999년 수입은 70억 달러에 달했으며, 전체 수입량의 84%를 서방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의 생산감소는 주로 국영 집단농장의 생산감소에서 기인한다. 러시아의 농업문제는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왔고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과거 소련이 농업문제 해결을 위해 취한 주요정책은 농경지의 확대와 농업생산조직화이다.

1950년대 후반부터 중앙아시아와 서시베리아 일대를 개척하려는 정책(virgin lands campaign)을 펴온 결과, 소련 전체로 볼 때 지금까지 약 4300만ha의 농경지가 새로 생겼다. 이 정책은 원래 육류생산을 늘리기 위해 기존 곡물생산지이던 비옥한 흑토지대의 농경지를 사료재배로 전환하는 한편 새로운 농경지를 곡물재배에 이용하고자 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농경지의 자연조건이 열악하고 사회간접자본이 낙후하여 오히려 곡물부족과 그에 따른 곡물수입 증가를 초래하였다.

한편 농업집단화 정책은 농업기계화와 농업생산의 전문화 등 농업근대화를 이룩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부품 및 연료부족과 기계운용 능력부족으로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이윤동기 박탈과 비효율적 통제로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최근 종자개량, 비료공급 확충, 도로 및 저장시설 정비와 같은 투자확대와 시장 메커니즘의 도입 및 비효율적 농업관련조직 개선 등 농업문제를 해결하려는 각종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많은 집단 국영농장이 해체되고 사적(私的) 경영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농업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러시아의 자연적 조건, 즉 주기적인 한발과 홍수, 짧은 생육기간 등에 원인이 있다. 따라서 러시아가 어떤 경제체제를 취하더라도 그 해결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농업생산 잠재력이 지금까지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적절한 투자가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지금보다 생산량이나 생산의 질이 훨씬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의 농업지역은 대체로 재배지역의 경계와 일치한다. 즉 비옥한 삼각지대(오데사·상트페테르부르크·이르쿠츠크를 각각 연결하는 선 이내의 지역)에서 곡물 외에 옥수수·감자 등의 주요작물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해바라기와 사탕무는 주로 흑토지역과 서시베리아 남부의 삼림수목지대에서 재배된다. 채소는 대도시 주변에서 많이 재배되며, 콩은 극동의 아무르주(州)에서 많이 재배된다. 한편 사과·배같은 내한성 과일은 유럽러시아의 북부지역에서, 포도와 같은 온대성 과일은 흑해 연안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목축과 돼지사육은 거의 전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양·염소 사육은 남부 산악지대에서 주로 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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