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르

나지르

[ Nazirite ]

요약 고대 이스라엘에서 하느님께 봉사하고 민족을 영도하도록 선택된 사람을 가리키던 말.

나지르란 ‘하느님께 성별(聖別)된 사람’ 또는 ‘특정한 서원을 통해 하느님께 스스로를 봉헌한 사람’을 뜻하는 히브리어이다. ‘갈라놓다’, ‘따로 떼어 놓다’를 가리키는 히브리어에서 파생된 명사로서 본래 ‘(하느님께) 따로 떼어 놓인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에서 나지르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다소 변하였지만, 크게 평생 나지르와 일시 서원 나지르의 두 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초기에 나지르는 본인이 원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거룩한 사람으로 태어나도록 한 사람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나지르 신분은 평생 계속되는 것이었으며, 하느님께서 그 사람에게 내린 카리스마적 은총과 사명을 수반하는 것이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삼손으로, 석녀(石女)였던 마노아의 아내에게 의 천사가 나타나 삼손의 잉태를 예고하고, 그가 나지르이므로 모친은 삼손이 모태에 있는 동안 술과 부정한 음식을 일절 금해야 하며, 삼손은 평생 머리를 자르지 말아야 한다고 명한다.

삼손은 나지르로서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아 이스라엘 민족을 영도하였다. 또 사무엘 상권에 있는 예언자 사무엘의 탄생 설화도 그가 평생 나지르였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에 나타나는 자료를 보면, 초기의 나지르는 하느님께서 따로 거룩한 사람으로 세운 이로서 평생 머리를 깎지 않거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하느님께 부여받은 특별한 능력으로 이스라엘을 영도해 나가는 인물이었다. 모친의 서원에 따라 평생 나지르가 된 사무엘은 이스라엘 초기의 카리스마적 평생 나지르와 후에 발전한 일시 서원 나지르의 중간 형태를 보여 준다. 이스라엘에서의 나지르의 개념은 시대가 지나면서 차츰 변하여,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특별한 서원을 통해 일시적으로 나지르가 될 수 있게 되었다.

에는 일시 서원 나지르에 관한 법조문이 있는데, 이에 따르면 남자든 여자든 누구나 나지르 서원을 하면 나지르가 될 수 있으며, 그 기간에는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음 세 가지를 지키도록 되어 있다. 1) 머리카락을 자를 수 없다. 2) 술과 포도나무에서 나는 것을 먹을 수 없다. 3) 부모 형제가 죽은 경우라 할지라도 죽은 사람에게 접근하여 부정을 타면 안된다. 이 세 규정을 지킨 나지르는 서원 기간이 끝나면 만남의 장막 문간에 나와서 각종 제물을 바치고 머리카락을 잘라 불에 태웠다. 서원 기간은,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30일을 말하는 것이며, 특별한 기원이 있을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이런 일시 서원 나지르 풍습은 구약 말기와 신약 시대에도 계속되다가 중세에 이르러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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