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노시스

그노시스

[ gnosis ]

요약 영지(靈知) 또는 인식, 깨달음.
원어명 cognoscentia

어원은 그리스어로서 (認識), 앎, 지식 또는 깨달음[覺]으로 번역된다. 그러나 그 종교적이고 복합적인 의미 때문에 보통 그노시스, 영지라고 한다. 그노시스는 구원사를 이해함에 있어서 믿음과 대등한 개념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믿음보다 더 중요하고 앞설 뿐만 아니라 믿음을 능가하는 높은 차원의 단계라고도 한다. 이 때문에 교회 안팎에서 많은 논쟁과 이론이 생기게 되었고, 또 온갖 가정과 추리가 속출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노시스는 그 단어가 지닌 복합적 의미 때문에 번역할 수 없는 것이다. 초기의 그리스도교 저술가들은 천상적 신비에 대한 인식이나 깨달음을 그노시스라 표현하기도 하였다. 반면 학파에서는 이를 밀교적 인식으로 이해하여 선택된 소수만의 특권으로 받아들였다.

대표적 그노시스주의자인 발렌티누스에 의하면, 이 세상에는 세 가지 요소, 즉 물질과 정신, 영적인 것이 존재한다. 여기서 영적인 요소는 하느님도 모르게 몇몇 사람에게만 주어진 특권으로, 이 영적 요소가 바로 하느님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내적인 힘이며 원동력이다. 구원이란 바로 이것을 통하여 물질로부터의 해방과 탈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람에게도 세 가지 부류가 있는데, 육체적 인간, 정신적 인간, 영적 인간이 그것이다.

육체적 인간은 절대로 구원받을 수 없고, 오직 영적 인간만이 구원될 수 있다. 정신적 인간은 어렵지만 그래도 그노시스와 예수를 본받는 실천을 통해 구원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그노시스 사상의 체계는, 첫째 이원론적 우주관 아래 영적 세계와 물질 세계의 이어질 수 없는 심연의 관계에서 우주를 고찰하고, 둘째 제2급의 신에 의해 창조된 물질은 무질서에 의한 싸움과 타락 등으로 생겨난 결과로서 악이라는 것이며, 셋째 인간은 대부분 정신과 육체로 이루어졌으나 그 중 소수의 선택된 사람만이 영적 요소를 지니고 있어 그것이 바로 구원과 해방의 원동력이라는 것, 그리고 각 차원의 세계에는 모두 중개자가 있어 이 중개자를 통하여 상급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그리스도교 이전의 에서부터 그 형태를 볼 수 있는 그노시스 사상은 이원론적 우주관 아래 동방의 종교 사상과 이교 철학, 그리스 신화, 점성학 등의 내용이 그리스도교 교리와 무분별하게 혼합된 것으로, 참된 인식과 깨달음을 강조하는 그리스도교인들에게도 매력을 주는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리스도 또한 우리에게 성부를 계시하였다. 이 때문에 초기 교회에서 그노시스주의는 오랫동안 교회 내부 깊숙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고 때로는 진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혼선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영생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다’라는 요한의 복음서의 말이라든지,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나 테오필루스 등의 ‘그리스도교인은 참된 지식, 즉 그노시스를 지닌 사람들이다’라는 설명이 단적인 예이다. 따라서 정통적 입장에서의 그노시스와 이단 사상의 거짓 그노시스주의를 뚜렷이 구분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그리스도교인의 입장에서 그노시스주의가 이단으로 탈선하게 한 것은 이레나이우스 등의 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세상과 역사, 그리고 물질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 때문에 그노시스주의는 결과적으로 그리스도교의 가장 근본적 요소인 예수의 강생 그 자체와 의미를 부인하고, 그 역사적 사실과 함께 인성(人性)을 취한 구원의 방법을 송두리째 부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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