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바루놀이

등바루놀이

요약 충남 보령시 오천면 장고도리에서 옛날부터 내려오는 해안 지방 처녀들의 집단 놀이.

첫 월경을 경험한 처녀들만의 집단 놀이로서 해마다 음력 4월 초에 길일을 택하여 가 만발한 해변에서 거행한다. 지금은 15세 이상 처녀들이 참여한다. 마을 처녀들은 이 행사가 열리기 하루 전날 아침 일찍 해변에 미리 모여, 놀이하는 날에 옷을 갈아입거나,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돌담을 쌓는다. 마을 처녀들은 굵은 돌들을 모아 둘레 약 10m, 높이 1.5m 정도의 둥근 돌담을 쌓는데, 돌담 안으로 드나들 수 있도록 바다 쪽을 향해 넓이 1m 정도를 터놓는다. 놀이 날이 되면 아침 일찍부터 처녀들이 작업복 차림으로 놀이터로 모이는데 여러 가지 어물을 채취하는 도구도 준비해 오며, 한복도 싸가지고 온다.

이 날 모인 처녀들은 먼저 두 편으로 나누어 4∼5시간 동안 굴이나 홍합 등의 어물을 누가 더 많이 잡는지 시합을 벌인다. 점심 때가 되면 두 편에서 각자 채취한 어물을 한 곳에 모아 골라내고 껍질을 벗긴다. 이렇게 한 곳에 모아둔 어물을 가지고 어느 편이 더 많이 채취했는지, 누가 채취한 어물이 제일 큰지를 심사하여 이긴 편과 진 편을 결정하고, 그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처녀를 그 날의 주인공인 여왕으로 뽑는다. 그때쯤 처녀들의 어머니와 언니들이 점심을 만들어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놀이터로 나온다. 그러면 처녀들은 하루 전 날 돌담으로 만들어 놓았던 놀이집으로 들어가서 아침에 싸들고 온 한복으로 다시 곱게 차려 입고 동그란 원을 만들어 앉아 점심 식사 시간을 갖는다. 이때 오늘의 여왕으로 뽑힌 처녀가 먼저 음식을 맛보고, 그 다음은 이긴 편이 음식을 먹기 시작하며, 이긴 편이 먼저 수저를 들어야 진 편에서도 수저를 들 수 있다.

회식 시간이 끝나면 북을 치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흥겨운 놀이 시간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놀이는 밤 늦게까지 계속된다. 밥을 날라온 어머니와 언니들도 이 놀이 시간에는 처녀들과 함께 어울린다. 이 놀이는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 언제부터 시작된 놀이인지 그 유래나 어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할머니들에 따르면 그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어머니나 할머니도 처녀 시절에 이 놀이를 하였다는 이야기로 미루어보아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이 놀이는 섬 처녀들에게 그들의 생활 수단인 어물을 채취하는 기술을 익히게 하여 성인으로서의 자격을 주려 했던 일종의 성년식(成年式)의 성격의 놀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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