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빗소리

요약 비 내리는 봄날 밤의 서정을 읊은 주요한의 시.
저자 주요한
장르
발표년도 1923년 2월 《폐허이후》

1924년 동인지 《폐허이후》에 실린 주요한(朱耀翰)의 작품으로, 총 4연 16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조는 지극히 평면적이고 나열적이지만, '가 옵니다'란 서술절과 '-ㅂ니다'란 경어체의 각운을 써서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포근한 같은 느낌이 흠씬 묻어나도록 하였다.

1연에서는 고요하고 어두운 밤, 뜰 위에 병아리같이 속삭이며 내리는 비의 모습을 선명한 그림의 이미지로 표현하였고, 2연에서는 비가 내리려는 조짐을 과 을 이용해 적으로 묘사하였다. 3연에서는 1연과 2연의 적인 비유를 적 비유로 바꾸어 비가 내리는 모습을 좀더 사실적이고 감각적으로 그려냈고, 마지막 4연에서는 "다정한 손님같이" 내리던 3연의 비가 "남 모를 기쁜 소식을/나의 가슴에 전하는" 비로 발전하면서 비와 시적 가 합일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영상(映像)을 보듯 선명하고 구체적인 의 이미지에 시적 자아의 정서를 덧씌운 이지만, 보는 이에 따라 조국의 을 바라는 시로 해석하기도 한다. "밤은 고요히 깃을 벌리고/비는 뜰 위에 속삭입니다./몰래 지껄이는 병아리같이.", "오늘은 이 어둔 밤을 비가 옵니다.", "보이지 않게 속삭이며 비가 옵니다." 등이 그것인데, 여기서 '비'는 암울한 현실에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상징으로, '밤'은 식민지 현실의 상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징적 의미는 주요한이 1943년 시부 회장, 1945년 조선언론보국회 참여 등 친일 문필활동을 하면서 거의 퇴색되었다. 그럼에도 193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나타나기 시작한 감각적 이미지의 세계를 1920년대에 이미 세련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 우리말만을 사용해 우리말의 부드러운 율감(律感)을 효과적으로 살려냈다는 점에서 수작(秀作)으로 평가받는다.

참조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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