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미술

사실주의미술

[ realistic art , 寫實主義美術 ]

요약 실재하는 현실을 주관적으로 변형 ·왜곡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충실하게 반영하고자 하는 예술가의 태도.
라스메니나스

라스메니나스

미술에서 사실주의는 미술사의 유파, 그리고 예술철학적 관점에서 특정한 세계관에 대해 말할 때 사용되는 미술비평 또는 미술사적 용어이다. 미술사조로서의 사실주의는 일반적으로 19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나타난 유파를 일컫는 것으로서 G.쿠르베와 H.도미에, F.밀레 등의 화가들이 지향했던 태도와 기법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현실을 충실하게 반영하고자 하는 태도는 19세기 이전에도 있었으며 그 사례를 구석기시대 원시동굴벽화로부터 북유럽 르네상스 시대의 J.반 아이크와 알브레히트 뒤러, 17세기의 카라바조, 페르메이르, 렘브란트, D.벨라스케스, 그리고 F.고야 등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미술사적 맥락에서 사실주의는 19세기 언어적 산물로서 1821년에 샹플뢰리에 의해 제안되어 19세기 중엽에 하나의 예술운동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당시 사실주의는 예전의 (mimesis:모방)이라는 용어를 대체하여 예술의 실재에 대한 의존성을 표현하는 것으로 사용되었으나, 그 후 일반적인 개념으로 정립됨에 따라 미메시스만큼이나 애매한 것이 되었다. 즉 사실주의가 이론적 용어로 분류되는가 하면 마르크스주의에서 보여지듯 실천적 의미로 통용되기도 한다.

20세기에 들어 추상과 다른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재현적인 경향에 대해 ‘사실주의’라는 명칭을 부여하는 경향이 많다. 그런 만큼 사실주의는 해석하기에 따라 매우 다의적이며, 그 극단적 사례를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서로 모순관계에 있는 언어가 결합된 명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점이 사실주의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의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요소이다.

그러나 관학주의와 및 가 지배하던 19세기 프랑스에서 객관적인 현실의 충실한 재현이란 과제를 수행하고자 한 사실주의는 당시 미술과 비교해볼 때 전위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그들은 그 시대에 적합한 것은 당시대의 현실 속에서 취해져야 한다고 믿었으며, 그러한 믿음의 이면에는 자연과학 및 기술의 발달에 의한 자연과 사회현실에 대한 관심의 고조, 계몽주의 사상의 파급, 프랑스 대혁명을 통한 민주주의 사회의 도래와 철학의 확산, 산업혁명, 마르크스 ·엥겔스에 의한 과학적 사회주의로의 발전이란 사회적 배경과 조건이 작용하였다.

사실주의라는 용어가 화가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855년 쿠르베가 당시의 관학적인 살로에서 주목받지 못한 자신의 작품들을 모아 개최한 개인전에 ‘레알리슴’이라는 이름을 부여한 때부터였다. 이미 1820년대부터 프랑스 예술계에서 언급되던 사실주의를 자신의 회화에 채택한 쿠르베는 J.A.앵그르와의 천사(天使) 논쟁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천명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즉 고상하고 우아하며 교훈적이어야 한다는 당시의 지배적인 미적 규범과 상반되는 노동자, 평범한 사람들을 그리는 것에 대한 앵그르의 불만에 맞서 쿠르베는 “나에게 천사를 보여주면 나는 그것을 그릴 수 있다”라고 대답했던 것이다. 이것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은 결코 그리지 않겠다는 태도이며 그 밑바탕에는 19세기 프랑스의 ‘적 태도’가 깔려 있다. 이런 점에서 쿠르베는 ‘미술에서 성 토마스’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토마스의 의심과 같은 맥락에서 쿠르베의 태도는 실증주의와 상응할 뿐만 아니라 E.졸라나 콩쿠르 형제의 예술이론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주의’와 연관을 맺고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근대정신의 발현이다.

쿠르베는 자신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사회주의적이라는 당시 미술계의 비평에 맞서 “나는 혁명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공화주의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리얼리스트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즉 리얼리즘은 이러저런 방식으로 그려야 한다는 기법이나 방식으로부터 세계관으로 표명되었으며, 이런 경향은 예술을 인종 ·시대 ·환경의 측면에서 고찰하고자 한 역사가 H.텐과 소설가 졸라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경향이다.

쿠르베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리얼리즘 정신이 구현된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으로 소실되었으나 리얼리즘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는 《돌깨는 사람들》과 그 이듬해에 그려진 《오르낭의 매장》일 것이다. 특히 《오르낭의 매장》에서 그는 매장의 세속적인 의미를 강조하여 이 풍경을 사회공동체에 내재하는 하나의 사건으로 부각시켰다. 매장되는 사람은 누구라도 상관없으며 따라서 죽은 자의 영혼이 어떻게 되든, 또 내세와 어떤 관계를 가지든 상관없다. 매장되고 있는 장소, 그리고 매장에 참여하고 있는 공동체의 성격만이 이 그림의 요점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회화적 리얼리즘이다.

쿠르베와 더불어 리얼리스트로 분류할 수 있는 동시대의 화가는 도미에와 밀레이며 쿠르베의 회화를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리얼리즘은 당대의 현실에 대한 정직한 기록이자 현실의 규명(糾明)이며 세계관의 반영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리얼리즘이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지니며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볼 때, 리얼리즘은 하나의 사조로서 미술사 속에 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새롭게 조명받는 세계관의 한 형식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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