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시

제화시

[ 題畵詩 ]

요약 그림에 제(題)한 시.

동양화의 경우 화폭의 여백에 그림과 관계된 내용을 담은 , 또는 를 첨록하는데, 그러한 시를 일컬어 제화시라고 하며 화제시(畵題詩)라고도 한다. 또는 구분하여 그림을 보고 그것에 연상하여 지은 시를 제화시, 그림의 동기가 되었던 시를 화제시라고 하기도 한다. 그림을 시적 제재나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제화시는 그림의 종류나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契會圖)에 딸린 제화시는 계회의 성격과 그 구성원들의 면면을 사실적으로 진술하거나 그들과 시인 사이의 관계를 밝히기도 하고, 그러한 모임이 지속되고 구성원들의 앞날이 양양하기를 축원하기도 한다. 사군자를 비롯한 정물을 묘사한 그림일 경우에는 대상에 얽힌 고사를 소개하거나 대상이 지시하는 이념이나 가치를 부각하는 수법을 취한다.

그러나 동양화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산수화(山水畵)와 그것에 관한 제화시의 관계는 좀더 자세한 고찰이 필요하다. 즉 산수를 대상으로 한 산수화나 산수시는 눈에 보이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놓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그 대신 관념 속에서 이미 마련된 산수자연을 관조적 형태로 드러내는 것이 산수화나 산수시의 일반적인 경향이라 하겠다. 따라서 산수화와 그것의 제화시는 하나는 화폭의 이미지로써, 또 하나는 시적 이미지로써 관념적인 산수 자연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경우에 산수화의 제화시는 화폭의 내용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며, 시 그 자체로서 훌륭한 하나의 작품, 즉 산수시가 되는 것이다.

전 시대 지식인들의 문집에서 제화시가 흔히 눈에 띄는 것은 그림과 시의 이 같은 상보적 관계 때문인 것이며, 마찬가지로 그것들의 대부분은 산수화를 대상으로 한 제화시인 것이다. (安堅)의 《(夢遊桃源圖)》에 제한 《몽유도원도제찬(夢遊桃源圖題纂)》이 유명하고, (徐居正)은 200여 편 가까이 제화시를 남기고 있어 제화시 창작은 당대의 한 관행이었던 것 같다.

참조항목

, ,

카테고리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