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

요약 노광에 의해 감광막의 유제막(乳劑膜) 속에 생긴 잠상(潛像)을 가시(可視)의 상(像)으로 만드는 일.

촬영이 끝난 필름에는 눈에 보이지 않으나 이라는 피사체가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기록된 눈에 보이지 않는 필름을 (暗室)에서 현상액이라는 약품에 일정시간 담가두면 눈에 보이지 않던 기록화상(음화상)이 나타난다. 흑화농도(黑化濃度)가 알맞게 되었을 때 정지액이라는 산성액에 담그면 흑화가 진행되던 것이 중단되고, 아직 남아 있는 이 있는 할로젠화은을 정착액에 넣으면 물에 가용성인 물질로 변하는데, 이것을 수세(水洗)해서 제거하면 고정된 음(陰)의 은화상(銀畵像)을 얻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흑백현상이라 하면 현상·정지·정착·수세의 전과정을 말하기도 하고, 단순히 흑화되는 과정만을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해서 얻은 음의 은화상을 감광성 물질이 도포(塗布)되어 있는 에 을 준 다음 다시 한 번 현상·정지·정착·수세 과정을 거치면 피사체와 같은 양화상을 얻게 된다.

노출과부족과 현상증감
노출과부족과 현상증감은, 흑백사진의 경우 노출이 부족하면 현상에서 증감(增感)하지만 반대로 노출이 과다하면 현상에서 감감(減感)해서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증감할 경우 감도만 빨라지면 이상적이나 콘트라스트까지 서서 사진이 지나치게 경조(硬調)로 되는 경향이 있다.

증감조건은 현상온도를 높이거나 현상시간을 연장하거나 현상액 조성(組成)을 강력한 것으로 바꾸어서 특성곡선이 왼쪽으로 평행이동한 것처럼 이상적인 증감현상이 일어나야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이러한 증감현상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플러스 X팬(plus-X pan) 필름을 HC-110 현상액으로 20℃에서 현상시간만 연장하였을 때 변하는 특성곡선을 보인다. 따라서 흑백 감광재료는 현상온도와 현상시간에 따라 그 상태가 달라진다.



현상액 종현상 종류
빛에 노출된 할로겐화은은 현상에서 흑화은(黑化銀)으로 환원되지만, 미노광(未露光)인 할로겐화은은 아직까지 감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이 감광성이 아직 남아 있는 할로겐화은을 제거해서 화상을 고정시키는 일을 정착이라고 하는데 정착주약으로 하이포(티오황산소다 Na₂S₂O₃ ·5H₂O)를 사용하고 있다.

이 하이포와 할로겐화은은 서로 작용해서 물에 가용성인 티오황산은 나트륨인 염이 생기는데, 이 때 생긴 염의 물에 대한 용해도를 보면 대체로, ① 물에 거의 녹지 않는 티오황산은나트륨(NaAgS₂O₃)염, ② 물에 어느 정도 잘 녹는 티오황산은나트륨［Na₃Ag(S₂O₃)₂］염, ③ 물에 아주 잘 녹는 티오황산은나트륨［Na₆Ag(S₂O₃)₃］염의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물론 ③의 염이 생겨야만 완전히 정착이 잘 되지만 어떤 종류의 염이 생기느냐에 대해서는 정착주약의 농도, 정착주약의 피로도, 정착시간 등 몇 가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정착과 수세는 대단히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수세가 잘 되느냐 되지 않느냐 하는 것은 정착이 잘 되었느냐 잘 되지 않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현상 메커니즘

컬러사진의 현상주약은 발색제(CD-3 또는 CD-4)인데, 현상주약이 할로겐화은입자 중의 잠상은(潛像銀)을 환원시키고 현상주약 자신은 산화생성물로 되어 커플러(Coupler)와 결합하여 색소화상이 된다. 물론 이때 생긴 색소화상은 세 종류로서 색의 3원색인 노랑·빨강·파랑의 색소화상이 각각 생긴다.

잠상+커플러+현상주약 → 색소화상+은화상 따라서 색소화상이 생기면 반드시 은화상이 생기게 되며, 오늘날 커플러는 2-당량 커플러를 쓰고 있기 때문에 1mol의 색소화상이 생기는 데는 반드시 2mol의 은화상이 생긴다. 그러나 컬러사진에는 색소화상만이 필요하며 은화상은 불필요하기 때문에 은화상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은화상을 제거하기 위한 한 중간과정으로서 표백과정이 있다. 이 과정에서는 은화상을 할로겐화은으로 치환시키는 과정이며 일단 치환된 할로겐화은은 흑백에서와 마찬가지로 정착하면 된다. 이상이 컬러네거티브 필름의 현상이다.

컬러슬라이드 필름으로 촬영한 후에 흑백현상을 한다. 이때 흑백현상이기 때문에 흑화은의 음화상이 생긴다. 미반응인 할로겐화은을 재노광이나 약품으로 포그를 일으키게 하면서 발색현상을 하면 색소화상과 더불어 은화상이 생긴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색소화상은 양화상이지만 그 밖에는 전체적으로 은으로 뒤덮인다. 컬러사진은 은이 불필요하기 때문에 표백과정에서 은을 할로겐화은으로 치환시키고 치환된 할로겐화은은 정착액에서 물에 가용성인 염으로 정착되면서 수세에서 제거되고 컬러양화상만이 남게 된다.  

현상과현상 약품의 성질과 작용
현상에 이용되는 주요 사진약품의 성질과 작용은 다음과 같다.

현상주약: 현상주약은 크게 흑백현상주약과 컬러사진의 발색주약으로 나뉜다. 흑백현상주약으로는 메톨(metol:아고파 게바의 상품명)과 페니돈(지바 가이기社의 상품명), 그리고 히드로퀴논이 있는데, 어느 것이나 단독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탁월한 초가성성(超加成性)이 있기 때문에 대개 메톨과 히드로퀴논(MQ현상약), 그리고 페니돈과 히드로퀴논(PQ현상약)의 두 종류를 혼합해서 사용하는데, 이들은 할로겐화은 입자의 잠상을 화상은으로 환원시킨다. 발색주약은 코닥에서는 CD-3, CD-4라는 기호로 표시하고 있으며 어느 것이나 알칼리성에서 잠상은을 환원시킴과 동시에 자신의 산화생성물로 유제 중의 커플러와 작용해서 색소화상을 생성한다.

보항제(保恒劑:산화방지제):환원제로서의 현상주약은 물에 녹은 산소에 의해서 산화되면 현상능력을 잃어버리는 성질이 있다. 이와 같이 산화가 잘 되지 못하도록 넣는 약품을 보항제 또는 산화방지제라 하고, 특히 아황산소다 Na₂SO₃를 많이 쓰고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 pH 조정 기능을 겸해서 중아황산소다(중조)나 이성(異性) 중아황산칼륨(일명 메타칼리)을 병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아황산염은 물에 녹은 산소와 직접 결합해서 산소를 제거할 뿐 아니라 특히 흑백의 경우에 현상주약을 모노술폰산염의 형태로 환원시켜 다소 현상력을 재생시켜서 현상능력 저하를 막아주고 현상액의 착색 오염을 방지하여, 현상액 중 아황산염이 다량 있으면 할로겐화은과 반응해서 유제입자의 일부를 녹여 미립자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현상촉진제: 현재 사용되는 유기현상주약은 어느 것이나 알칼리성 용액 중에서 현상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따라서 알칼리성이 강할수록, 즉 pH값이 올라갈수록 현상능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적당한 현상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알칼리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와 같은 알칼리성 성분을 현상촉진제라고 하며 알칼리성의 정도에 따라 여러 촉진제가 있다. 붕사 ·삼인산나트륨 ·탄산나트륨 ·탄산칼륨 ·수산화나트륨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또 촉진제의 종류에 따라 강알칼리와 약산으로 되어 있는 다른 종류, 예를 들면 탄산소다에 중탄산소다를 혼합하면 완충작용을 해서 쉽게 pH가 변하지 않고 비교적 일정한 알칼리성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촉진능력도 일정하게 할 수 있다.

현상억제제(포그 방지제):할로겐화은 입자, 특히 미감광 할로겐화은 입자의 현상주약에 대한 환원속도를 떨어뜨려 포그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극히 소량 가하는 약품인데 대개의 경우 브롬화칼륨 KBr을 억제제로 쓰는 것이 보통이나 강력한 무기억제제이며, 컬러필름과 같은 다충식 도포유제에는 강력한 표면억제성이 있는 요오드화칼륨 KI도 있다. 또한 유기억제제로서 벤즈트리아졸과 6-니트로벤즈이미다졸질산염 등 많이 쓰이는 억제제들이 있다.

기타 첨가제:물 속에 이온상태로 녹아 있는 칼슘이온 ·마그네슘이온 ·철이온 등 알칼리토금속이온이나 중금속이온 등이 있다. 이 이온들은 현상시 어떤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고예방의 보조수단으로서 가한다. 이들 첨가제 중에는 침강제로서 칼곤(헥사메타인산나트륨)과 같은 경수연화제(硬水軟化劑)가 있고, 또 킬레이트제로서 EDTA-2Na나 EDTA-4Na 등이 있다. 또한 저노광부에 대한 현상촉진제 역할을 하는 폴리에틸렌글리콜, 컬러의 보호 커플러를 팽윤시켜 발색제의 침투를 쉽게 하기 위한 팽윤제로 벤질알코올, 저온현상액에 가하는 에틸렌글리콜, 특히 컬러슬라이드 필름과 같은 반전현상에서 하이라이트 부분의 표현을 좋게 하기 위해 넣는 티오시안산칼륨(KSCN) 등 현상의 보조적 구실을 하는 첨가제는 많이 있다.